[삶과 추억] '30-30 클럽' 5회…70년대 최고 거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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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1970년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를 주름잡았던 '슬러거(강타자)' 바비 본즈(右)가 폐암과 뇌종양으로 지난 22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에서 숨졌다. 57세. 그는 현역 메이저리그 선수 가운데 최고의 거포로 자리를 굳힌 배리 본즈((左).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바비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64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첫 계약을 했다. 여기서 7년을 뛴 뒤에는 뉴욕 양키스.캘리포니아 에인절스.시카고 화이트삭스.텍사스 레인저스 등 여러 팀에서 활약하며 메이저리그 통산 3백32개의 홈런과 4백61개의 도루를 기록했다.

현역시절을 통틀어 세차례 올스타에 선정됐으며 골든글러브상도 세번 받은 그의 메이저리그 통산 타율은 0.268이었고 타점은 1천24점이나 됐다.

그는 또 69년에는 내셔널리그 두번째로 30홈런과 30도루를 기록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으며 이후 78년까지 네번 더 '30-30 클럽'에 가입했다. 73년엔 홈런 1개가 부족해 메이저리그 사상 최초로 '40홈런-40도루'기록 달성에 실패하기도 했다. 기록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큰 활약에 메이저리그는 그 해의 최우수 선수상을 그에게 안겨줬다.

현역에서 은퇴한 뒤에는 자이언츠에서 타격 코치를 맡기도 했던 바비는 지난 4월 뇌종양 수술을 받았고 폐암까지 겹치면서 건강이 급속히 나빠졌다. 그러나 생명이 위독한 상황에서도 지난 20일 퍼시픽 벨파크에서 아들이 출전한 경기를 지켜볼 정도로 야구와 아들에 대한 깊은 애정을 표시했었다.

이런 애정에 아들 배리 본즈도 지난 주 아버지의 병간호를 위해 나흘간 출장을 중지하는 효심을 보여줬다. 그는 96년엔 아버지가 팀 타격 코치에서 해고된 데 분노해 이적을 요구하기도 했었다.

뉴욕=심상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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