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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돔서 데뷔 무대 워너원 … ‘프로듀스 101’ 출신 전성시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4면

‘프로듀스101 ’ 시즌2에서 탄생한 워너 원. 방송과 광고 쪽에서 러브콜이 이어 지는 블루칩으로 급부상했다. [YMC]

‘프로듀스101 ’ 시즌2에서 탄생한 워너 원. 방송과 광고 쪽에서 러브콜이 이어 지는 블루칩으로 급부상했다. [YMC]

“너와 나 우리가 만나 하나가 된다는 뜻으로 11명의 소년이 모여 정상으로 가겠다는 포부를 담았습니다.”

첫 미니앨범 선주문만 52만 장 #팬클럽 유료 회원 수 10만 명 #“방탄소년단 섰던 무대 … 꿈만 같아”

하반기 최고 기대주로 떠오른 워너원은 7일 발매된 첫 미니앨범 ‘1X1=1(To Be One)’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다. 각기 다른 소속사 연습생으로 출발해 Mnet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을 통해 선발됐지만 하나로 모여 최고의 보이그룹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를 밝힌 것이다.

프로그램이 종영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은 업계 최고의 관심사다. 앨범 선주문량이 52만장에 달하고, 방영 및 예정 중인 광고만 10여개를 웃돈다. 엑소(80만장), 방탄소년단(70만장)을 잇는 남다른 판매량이다. 팬클럽 유료 회원수도 10만명에 달하는 초대형 신인의 탄생이다.

타이틀곡 역시 ‘활활’과 ‘에너제틱’ 두 후보를 놓고 투표를 통해 결정됐다. 최종 선택을 받은 ‘에너제틱’은 프로그램 경연곡 ‘네버’로 큰 사랑을 받았던 후이와 우석(펜타곤)의 곡이다. 메인보컬 김재환은 “전혀 다른 분위기로 각자의 매력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고음 파트가 많은 ‘에너제틱’이 되서 좀 더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이날 데뷔앨범 발매와 동시에 2만석 규모의 서울 고척스카이돔 무대에서 데뷔 쇼케이스와 콘서트를 겸한 ‘프리미어 쇼콘’을 가진 이들은 벅찬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프듀’ 출연 전 각각 핫샷과 뉴이스트로 활동했던 하성운과 황민현은 “지난 2월 이곳에서 방탄소년단 콘서트를 보며 나는 언제쯤 고척돔에 설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이렇게 빨리 기회가 와서 꿈만 같다”고 입을 모았다. 옹성우는 “교과서처럼 보며 모니터링하던 분들과 같은 무대에 서서 영광”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프듀’ 시즌2의 낙수효과 역시 범상치 않다. 비록 워너원 멤버로 뽑히진 못했지만 프로그램을 통해 인지도를 높인 연습생들이 솔로나 팀으로 속속 데뷔하고 있기 때문이다. 벌써 10여명의 탈락자가 데뷔했다. 솔로 사무엘을 필두로 브랜뉴뮤직의 임영민·김동현 유닛, FNC 유회승이 합류한 밴드 엔플라잉까지 음악적 스펙트럼도 다양하다. 이미 6년간 활동했던 뉴이스트는 신곡 ‘있다면’으로 음악방송 1위 후보에 오르는 등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프듀’ 출신 가수들의 대결이 펼쳐질 수도 있다. 또 시즌1의 걸그룹 아이오아이가 결성 초반 지상파 프로그램 출연이 쉽지 않았던 데 비해 워너원은 데뷔 전부터 ‘해피투게더3’나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 KBS 간판 예능에 얼굴을 비치며 남다른 대우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활동이 활발해지는 만큼 어두운 면도 부각되고 있다. 한국매니지먼트연합은 “아이돌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만들어진 팀에 방송사가 매니지먼트 권한까지 행사하는 것은 문제”라며 최근 방송사에 항의 공문을 보냈다. 지난해 아이오아이 멤버들이 기존 소속사 활동을 병행하는 것과 달리 워너원은 내년 12월까지 방송사와 계약이 묶여 있다.

한편 ‘프듀’ 열기는 아이돌 육성 프로그램 제작 붐으로 이어지고 있다. 방송사, 기획사를 불문하고 뛰어드는 모양새다. KBS는 10월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 유닛’ 방송을 앞두고 전·현직 아이돌을 대상으로 참가 신청을 받고 있고, YG엔터테인먼트 역시 ‘프듀’ 시즌1의 산파인 한동철 PD를 필두로 복수의 오디션 및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MBC도 비슷한 콘셉트의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스타 PD가 모두 기획사로 이적하고 기획사 협상력이 커져서 캐스팅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방송사가 직접 스타를 키우고자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밝혔다. 반면 이규탁 한국조지메이슨대 교수는 “음악 프로그램이 음원 차트를 점령하는 TV 종속 현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기획사들의 자체 제작 움직임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윤하 음악평론가는 “급하게 낸 결과물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거품이 꺼질 가능성도 있다”며 “비록 개개인의 팬덤이 모인 집합체지만 팀도 살고 향후 각 멤버들도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들이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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