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형 전 한화증권 대표, 자신 비난하는 글 쓴 네티즌 고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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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이 지난 5월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에 대한 3회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중앙포토]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이 지난 5월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에 대한 3회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중앙포토]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가 자신을 비난하는 글을 인터넷 등에 게시한 네티즌들을 고소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7일 경기 성남 분당경찰서에 따르면 주 전 대표는 지난 5월 말부터 6월 초까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혐의로 30~50대 네티즌 5명을 잇달아 고소했다.

주 전 대표는 고소장에서 이들 네티즌이 지난해 12월~올해 5월 사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에 '얼마 전 청문회 영웅으로 떠오른 주진형…과연'이라는 제목으로 자신을 비난하는 글을 게재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말 주 전 대표는 최순실 국정농단 국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대한민국 재벌들을 조폭에 비유하는 등 돌직구 발언으로 화제를 모았으며 '청문회 스타'라는 별칭도 생겼다.

이후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CEO일 때의 만행'이라는 머리말로 시작되는 해당 글에는 주 전 대표가 대규모 반강제적 희망퇴직을 진행했으며 전 직원 연봉 삭감 및 연봉 계약제 전환으로 인한 인력 유출, 본사 빌딩 로비에 위치한 커피숍 교체 문제, 본사 앞 공원 조성 용역을 지인 회사에 준 사례, 지인 회사에 경영 진단 컨설팅을 맡긴 문제, 파생상품(ELS)으로 인한 대규모 손실을 야기했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주 전 대표로부터 고소를 당한 5명 중 A씨는 한 매체와의 통화에서 "청문회 사이다 발언 이후 (주 전 대표가) 영웅처럼 됐고, 민주당을 통해 공인이 되려던 시점이었다"며 "좋은사람 나쁜사람을 떠나 공공을 위해 공과를 알리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명예를 훼손할 생각은 없었으며 직접 찾아가 사과할 생각이 있다고 A씨는 전했다.

분당서는 네티즌 5명의 주거지 관할인 서울, 경기, 제주 등에 소재한 5개 경찰서로 사건을 보내 각각 수사하고 있다. 분당서 관계자는 "주 전 대표는 고소인 조사에서 이들 5명이 올린 글이 사실과 다르다며 처벌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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