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 투 평창, 막 올린 남자 싱글 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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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KB금융 피겨스케이팅 코리아챌린지에서 남자 싱글 1위를 차지한 이준형. 장진영 기자

30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KB금융 피겨스케이팅 코리아챌린지에서 남자 싱글 1위를 차지한 이준형. 장진영 기자

평창 올림픽 무대에서 설 수 있는 건 누구일까. 남자 싱글 간판 3총사 이준형(21·단국대), 김진서(21·한체대), 차준환(16·신목고)의 치열한 대결이 막을 올렸다.

30일 1차 올림픽 선발전에선 이준형 1위 #이준형, 9월 독일에서 올림픽 티켓 획득 도전 #김진서-차준환은 4회전 점프 앞세워 역전 노려

가장 먼저 웃은 건 이준형이었다. 이준형은 30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KB금융 피겨스케이팅 코리아챌린지 대회 겸 평창 동계올림픽 1차 선발전 프리스케이팅에서 151.00점을 받았다. 전날 쇼트프로그램(77.72점)에서도 1위에 오른 이준형은 총점 228.72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준형은 우승을 차지한 뒤 "전혀 기대하지 않았는데…"라고 말했다. 4회전 점프가 없어 구성상 김진서나 차준환에 비해 고득점을 노리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대신 이준형은 탄탄한 연기력을 펼쳤다. 쇼트와 프리 모두 트리플 악셀 점프 실수를 제외하면 안정된 점프를 선보였다. 표현력도 빛났다. 쇼트에선 '이터널리', 프리에선 '보헤미안 랩소디'에 맞춰 힘있으면서도 재치있는 연기를 선보였다. 특히 프리에선 '에어기타' 모션을 넣는 등 곡해석 능력을 인정받아 예술점수(PCS)를 79.5점이나 받았다. 이준형은 "아침에 스케이트 날이 부러져 새 날로 갈아 나왔다. 걱정이 많았는데 차분하게 연기했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고 예상도 하지 않았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 놀랍다"고 했다.

연기 펼치는 김진서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30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KB금융 피겨스케이팅 코리아챌린지 대회 2018 평창동계올림픽 대표선수 1차 선발전.   남자 시니어 싱글에 출전한 김진서가 경기를 펼치고 있다. 2017.7.30   ham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연기 펼치는 김진서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30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KB금융 피겨스케이팅 코리아챌린지 대회 2018 평창동계올림픽 대표선수 1차 선발전. 남자 시니어 싱글에 출전한 김진서가 경기를 펼치고 있다. 2017.7.30 ham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위는 김진서가 차지했다. 쇼트(74.40점)에서 4회전 점프에 실패했던 김진서는 프리에선 두 차례 쿼드러플 토루프 점프를 모두 성공시켰다. 쇼트 3위에 머물렀던 김진서는 프리에서 149.09점을 받아 합계 223.49점으로 2위에 올랐다. 삿포로 아시안게임에서 기록한 개인 최고점(228.67점)에는 조금 모자랐다. 트리플 루프에서 엉덩방아를 찧는 등 다른 점프에서의 실수가 아쉬웠다.

반면 기대를 모았던 차준환은 3위에 그쳤다. 첫 점프 과제인 쿼드러플 토루프 점프로 10.30점을 받아냈다. 하지만 쿼드러플 살코에서 넘어지고 말았다. 실수 때문에 흔들린 차준환은 트리플 악셀도 모두 1회전 점프 처리하는 등 난조를 보였다. 고관절과 발목 부상을 안고 있는 차준환은 시상식에도 불참했다. 악몽의 시니어 데뷔전이었다.

평창 올림픽 출전 여부는 이준형의 어깨에 달렸다. 이번 대회 우승자인 이준형은 9월 독일에서 열리는 네벨혼 트로피 출전권을 따냈다. 이 대회에는 6장의 올림픽 티켓이 걸려 있다. 이준형은 "열심히 해서 올림픽 출전권을 얻도록 하겠다. 트리플 악셀 점프 완성도가 높지 않은데 실패 확률을 줄이겠다"고 했다. 프로그램 수정 가능성도 있다. 이준형은 현재 쿼드러플 플립을 연마중이다. "4회전 점프 성공률은 60%"라고 설명한 이준형은 "제대로 된다면 4회전 점프를 넣을 수도 있다"고 했다.

30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KB금융 피겨스케이팅 코리아챌린지에서 남자 싱글 3위를 한 차준환이 브라이언 오서 코치와 대화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30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KB금융 피겨스케이팅 코리아챌린지에서 남자 싱글 3위를 한 차준환이 브라이언 오서 코치와 대화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이준형이 출전권을 따낼 경우엔 세 선수의 경쟁이 다시 이어진다. 2차 평가전은 12월, 3차 평가전은 내년 1월에 열린다. 두 형들에 비해 부진했지만 반전의 키를 쥐고 있는 건 차준환이다. 4회전 점프 완성도를 높일 경우 점수 차를 좁힐 수 있다. 차준환은 이번 대회에서 공식 경기에서 처음으로 시도한 쿼드러플 토루프를 깨끗하게 성공시켰다. 김진서 역시 마찬가지다. 이번 대회 프리에서와 같이 높은 4회전 점프 성공률을 보여준다면 역전이 가능하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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