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번째 온열질환 사망자 나와…"무더위에 건강 챙기세요"

중앙일보

입력

폭염 특보가 내려진 20일 시민들이 부채질을 하면서 서울 광화문 건널목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신인섭 기자

폭염 특보가 내려진 20일 시민들이 부채질을 하면서 서울 광화문 건널목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신인섭 기자

연일 30도를 넘는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온열질환에 따른 사망자가 또 발생했다. 올해 들어 세 번째다.

19일 구미서 밭일하던 82세 남성 열사병으로 숨져 #올해 온열질환자,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9% 늘어 #폭염특보 발효시 야외활동 자제, 장시간 작업 피해야 #술 먹고 야외 활동은 '위험', 수분 섭취는 자주 해야

  질병관리본부(질본)는 19일 경북 구미에서 밭일을 하던 82세 남성이 열사병으로 숨졌다고 20일 밝혔다. 질본 조사에 따르면 이 남성은 오전부터 밭일을 계속하다 오후 4시경 쓰러진 상태로 보호자에 발견됐다. 119로 신고해 응급의료기관에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병원에 도착할 당시 체온은 41.1도로 매우 높았다. 이날 하루만 이 남성을 포함해 50명의 온열질환자가 전국에서 나왔다.

최근 5년간 발생한 온열질환자 현황. [자료 질병관리본부]

최근 5년간 발생한 온열질환자 현황. [자료 질병관리본부]

  일사병·열사병 등 더위에 따른 온열질환 발생은 갈수록 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5월 29일~7월 19일)과 비교하면 온열질환자가 393명에서 466명으로 19% 증가했다. 2011년 집계를 시작한 뒤 온열질환자가 가장 많았던 작년을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특히 질본은 다음 달 폭염이 더 심해지면서 환자도 많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최근 5년간(2012~2016년) 온열질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시기는 7월 마지막 주에서 8월 둘째 주까지였다.

  질본은 폭염특보가 발효되는 날에는 야외활동을 되도록 피하고 가장 더운 시간대(낮 12시~오후 5시) 논밭 등 야외에서 장시간 작업하는 걸 피해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고령자와 당뇨병·심혈관질환 등 만성질환자는 건강 관리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실제로 온열질환에 따른 사망률은 70대 이상이 2.3%로 전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높다. 불가피하게 야외 활동을 할 경우엔 챙이 넓은 모자나 밝고 헐렁한 옷을 착용하면 좋다.

폭염에 대비해 지켜야 할 건강수칙. [자료 질병관리본부]

폭염에 대비해 지켜야 할 건강수칙. [자료 질병관리본부]

  또한 더위가 심할 때 술이나 카페인 음료를 먹고 야외 활동을 하는 건 위험하다. 갈증을 느끼기 전부터 규칙적으로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어지럽거나 메스껍고 머리가 아프다면 즉시 농작업 등을 중단하고 시원한 곳으로 이동해야 한다. 더위를 먹은 환자가 나오면 곧바로 그늘지고 시원한 곳으로 옮기고, 옷을 푼 뒤에 시원한 물수건으로 닦아주는 게 좋다. 의식이 없는 환자에겐 억지로 음료수를 먹이지 말고 신속히 119에 신고해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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