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방미·G20 뒷이야기 "강하게 몰아붙인 트럼프·책 한권짜리 수첩 들고온 푸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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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일 오전(현지시간) 베를린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악수하며 미소 짓고 있다. 김성룡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일 오전(현지시간) 베를린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악수하며 미소 짓고 있다. 김성룡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수행단원이 대통령의 방미·G20 정상회의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수행원단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 진행된 시진핑 중국 주석과의 회담은 예상했던 대로 팽팽했다. 수행원들 모두 "간단치 않겠다"고 우려했다.

경색된 상황에서 시 주석의 발언이 계속됐고 15분 지나서 겨우 문재인 대통령 말 할 차례가 왔다. 이때 문 대통령은 역사 이야기를 꺼내면서 분위기를 반전했다. 문 대통령의 역사 이야기가 나오고 나서 팽팽했던 긴장감이 풀리고 우리 정부 이야기가 더욱 호소력을 갖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후(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 G20 메세 A4홀 내 양자회담장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후(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 G20 메세 A4홀 내 양자회담장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문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거의 책 한권에 육박하는 수첩을 들고 왔다.  푸틴 대통령은 이를 한 장씩 넘겨가면서 의제를 이야기했고, 준비된 시간의 거의 3분의 2 정도를 이야기했다.

자신의 발언 차례가 온 문 대통령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여기 우리 경제부총리와 경제 보좌관이 와 계시니 실무적으로 이야기를 하죠"라고 당시 상황을 정리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후(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 엘부필하모니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문화공연을 마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반갑게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후(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 엘부필하모니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문화공연을 마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반갑게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도널트 드럼프 미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초반부터 강하게 몰아붙였다. 자신이 밝히고 싶었던 말을 쪽지로 메모해와 발언을 했으며 틸러슨이나 매티스 등이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한 꼭지씩 발언하게 했다. 우리 측으로서는 충분한 발언 시간을 확보하지 못해 초조해진 상황이었다.

그때 문재인 대통령에게 한번의 발언 기회가 왔다. 문 대통령은 "지금 트럼프 대통령이 말씀한 게 이미 실천되고 있다"는 한마디로 정리를 했고, 그 뒤 우리가 하고 싶었던 말을 하게 됐다는 후문이다.

홍수민 기자 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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