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때가 좋았지" 미국에 대한 글로벌 신뢰도 뚝!

중앙일보

입력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2014년 커피를 들고 참모들과 산책하고(위쪽), 백악관 식당에서 셰프와 주먹을 맞대며 인사하던 모습. [백악관 홈페이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2014년 커피를 들고 참모들과 산책하고(위쪽), 백악관 식당에서 셰프와 주먹을 맞대며 인사하던 모습. [백악관 홈페이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보다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더 믿을 만 하다."
"한국인은 미국에 매우 호감을 갖고 있지만, 트럼프에 대한 신뢰도는 전임 오바마 대통령에 비해 뚝 떨어진다."
전세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을 앞두고 미국의 여론조사전문기관 퓨리서치센터가 한국 등 37개국에서 각 국민1000명 내외를 설문조사한 결과다.

퓨리서치센터 37개국 설문조사 #트럼프에 대한 신뢰도 오바마의 1/3 #메르켈>시진핑>푸틴>트럼프 순

미국의 리더십에 대한 신뢰도는 오바마 임기 말기 64%에서 트럼프 임기 초기 22%로 뚝 떨어졌다. 글로벌 리더 중에서는 메르켈 총리의 신뢰도가 42%로 가장 높았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28%,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7%를 기록해 트럼프 보다 신뢰도가 높았다.

오바마 때 비해 점수가 확 떨어진 것도 눈에 띈다. 두 대통령에게 매긴 점수차가 가장 큰 나라는 스웨덴(93%→10%)이었고, 네덜란드·독일에 이어 한국(88%→17%)이 네번째로 낙폭이 컸다. 오직 러시아(11%→53%)와 이스라엘(49%→56%)만 트럼프가 오바마 보다 더 잘 하고 있다고 봤다.

트럼프의 정책 중에서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세우는 것에 대한 반대(76%)가 가장 컸다. 각종 자유무역협정에서 발 빼는 것(72%), 기후 변화 협약에서 탈퇴를 선언한 것(71%), 무슬림의 입국을 어렵게 한 것(62%)의 순으로 반대가 많았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 오후(현지시간)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독일 함부르크 시내 미국총영사관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만찬에서 다시 만나 인사하고 있다. [함부르크=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 오후(현지시간)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독일 함부르크 시내 미국총영사관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만찬에서 다시 만나 인사하고 있다. [함부르크=연합뉴스]

세계인들은 트럼프를 거만하고(75%), 참을성이 없으며(65%), 위험하지만(62%) 강력한 리더(55%)라고 인식했다. 카리스마가 있다(39%)거나, 잘 준비된 대통령(26%)이라는 답변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리더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면서, 미국에 대한 호감도 역시 64%에서 49%로 덩달아 하락했다. 그럼에도 한국에선 미국에 호감(75%)을 느낀다는 응답이 비호감(23%)이라는 응답 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미국에 대한 호감도가 한국 보다 높은 나라는 조사 대상 37개국 중 베트남(84%)·이스라엘(81%)·필리핀(78%) 등 3개국 뿐이었다. 요르단(15%)·터키(18%) 등 14개국의 미국에 대한 호감도는 50% 미만이었다.

반면 미국인들은 세계인을 고루 사랑했다. 터키(24%)·요르단(37%)·레바논(43%)·멕시코(50%) 등 4개국을 제외한 33개 나라에 대해서는 모두 '호감을 느낀다'는 답변이 더 많았다. 특히 한국에 대한 호감도 86%로 높았고, 비호감이란 답은 9%에 그쳐 37개국 중 최저치였다. 나머지 5%는 '잘 모르겠다'는 응답이었다.
이경희 기자 dung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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