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왕따시켰던 친구가 용서를 안 해줘요" 20대 예비신부의 호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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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자신이 괴롭혔던 친구가 용서를 안 해준다며 조언을 구한 여성의 글이 화제다.

3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 남자친구와 결혼을 앞둔 20대 여성의 글이 올라왔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

작성자는 “제 죄가 없어지진 않겠지만, 혹시 그 친구가 결혼식장이네 제 지인들에게 나타날까 봐 용서를 빌려고 한다”며 학창시절 자신이 왕따 가해자였다는 사실을 밝혔다.

작성자는 무려 1년간 교과서를 숨기고 교복에 성기를 그리는 등 한 학생을 지속해서 괴롭혔다. 이를 견디지 못한 피해 학생이 전학을 갔지만, 작성자의 무리는 또 다른 학생을 왕따시켰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여러 무리들이 한 학생을 괴롭히고 있는 장면. [사진 KBS2 '후아유-학교2015']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여러 무리들이 한 학생을 괴롭히고 있는 장면. [사진 KBS2 '후아유-학교2015']

시간이 흘러 결혼식을 앞둔 작성자는 피해 학생들의 보복이 두려워 SNS로 연락처를 찾아 사과했지만 “다시 전화하지 말자”는 대답만 돌아올 뿐이었다. 이어 “그 친구의 친구들이 제 결혼식장이라도 찾아올까 봐 걱정이 앞선다”며 “이 글을 볼지는 모르겠지만,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다”며 짧은 사과 편지를 게재했다.

해당 글을 접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용서는 피해자가 원할 때 하는 것”이라며 스스로 걱정을 덜기 위해 용서를 강요하는 작성자의 모습을 비난하며 “너의 그런 모습을 네 남편도 알 권리가 있다”며 왕따 가해자에 대한 냉정한 태도를 보였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왕따 가해 학생들로부터 밀가루 세례를 받은 피해 학생. [사진 KBS2 '후아유-학교2015']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왕따 가해 학생들로부터 밀가루 세례를 받은 피해 학생. [사진 KBS2 '후아유-학교2015']

다음은 작성자가 올린 사과 편지.

최XX야, 내가 무슨 말을 하든 너에게 용서받긴 힘들겠지? 정말 미안해. 네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지금은 이해가 가고 철없던 그 시절의 내가 너무 원망스러워. 늦게나마 용서를 구하고 진심으로 네 앞에서 사죄하고 싶지만 너는 그것조차 허락하지 않겠지? 너무 미안해. 이런 내가 결혼을 하게 됐어. 너에게 축하해주란 말은 못 하겠다.
그냥 너무 미안해서. XX야, 너 아직 그 동네 사는 거 알아. 마음 풀리면 언제라도 괜찮으니까 우리 만나자. 만나서 나한테 사과도 받고 원망도 풀었으면 좋겠어. 너무 미안해. 내가 지은 죄, 살면서 항상 생각하며 죄책감 느끼면서 살게. 그 당시 너희 어머니께 욕했던 것도 너무 미안해.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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