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중 '아홉수' 한풀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2면

'샤프' 김은중(대전 시티즌.사진)이 지긋지긋한 '마(魔)의 10골벽'을 마침내 넘어섰다. 김은중은 20일 안양 LG전에서 페널티킥 하나를 포함해 모두 2골을 쏘아올려 시즌 통산 11골을 기록했다.

1997년 대전 유니폼을 입고 K리그에 데뷔한 이래 김은중이 기록한 한 시즌 최다골은 2001년의 9골. 김은중은 '두자릿수 골'에 대한 부담감 때문인지 최근 3경기에서 골맛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이날 결국 김은중은 '두자릿수 득점'을 해냈다. 물론 감독과 동료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후반 4분 알리송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김은중에게 차게 한 것은 감독의 배려였다. 후반 11분 알리송이 가까운 선수를 제처두고 굳이 김은중에게 공을 패스해 준 것은 동료의 배려였다. 경기 전 동료들은 '김은중이 살아야 대전이 산다'며 김은중의 10골 돌파를 힘껏 돕겠다고 뜻을 모았다고 한다.

대전은 안양 아도에 먼저 골을 내줬으나 김은중의 두골로 2-1로 역전승했다.

성남 일화는 20일 전주에서 신태용의 결승골로 전북 현대를 1-0으로 눌러 선두자리를 굳게 지켰다. 4연승을 거둔 성남은 승점 58점을 기록, 부산 아이콘스에 일격을 당한 2위 울산 현대(승점 51)와의 승점차를 7로 벌렸다.

성남은 전반 12분 '그라운드의 여우'신태용이 국보급 오른발 프리킥으로 결승골을 잡았다. 페널티지역 왼쪽 외곽에서 얻은 프리킥을 신태용이 오른발로 감아찼다. 크게 휘어나간 볼은 골키퍼 이용발의 손이 훨씬 미치지 못하는 오른쪽 골망 깊숙이 박혔다. 이후 전북은 마그노-남궁도의 콤비를 앞세워 거세게 반격했지만 번번이 성남의 선방에 막혔다.

전북은 후반 10분 서기복과 최영훈을 투입했고, 후반 37분쯤에는 마그노를 빼고 공격수 출신 수비수 최진철을 전방에 투입해 공중전을 노렸지만 역부족이었다.

'본토 축구와 삼바 축구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부산-울산전은 본토 축구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부산의 잉글랜드 출신 투톱 쿠키와 제이미는 전반 두골을 합작해 도도-루시우-발라웅의 삼바 트리오가 분전한 울산의 추격을 2-1로 틀어막았다.

한편 포항 스틸러스는 거포 우성용의 한방으로 '올스타의 단골 MVP' 이동국이 분전한 광주 상무를 1-0으로 잡아 무패 기록을 14(7승7무)로 늘렸다.

진세근 기자, 전주=정영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