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치매 앓는 우리 엄마, 제가 입대하면 누가 돌보죠”

중앙일보

입력

“치매 앓는 우리 엄마, 제가 입대하면 누가 돌보죠”

저는 곧 군대를 가야 하는
대학교 2학년 남학생입니다

어머니와 둘이 살고 있습니다
아버지가 오래 전에 돌아가셔서 어머니가
정말 열심히 일해서 저를 키웠습니다

시험이 끝나고 집에 가서 여느 때와 같이
어머니와 밥을 먹는데  어머니가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을 받았다고
우물쭈물 이야기를 하십니다

저는 몰랐습니다

어머니가 가끔 출근시간을
잊어먹어 출근을 못하셔도
컵 없이 물을 따르는 모습을 봐도
가끔 집이 어질러져 있어도 설마 설마 했죠

정말 20년 동안 밤낮 없이 일하시면서 저를 키워주신 어머니가…

항상 저를 지켜주실 것 같던 어머니가 …
그런 이야기를 하시니까 밥을
먹다 체할 정도로 울었습니다

집안을 정리하며
우연히 어머니의 공책을 발견했습니다

‘아들 이름은? 000, 우리집은? 000’
아들마저 잊을까 두려웠던 어머니가 적어내린 글...

병원에서는 어머니 상태가
급속도로 안 좋아질 확률이 높고
나중에는 집도 못 찾을 정도가
될 수도 있다고 합니다

한달 뒤면 저는 군대를 가야 하는데
어머니 곁에 제가 없으면 누가
돌봐드릴 수 있을지 너무 마음에 걸립니다

최근 충북의 한 대학교
커뮤니티를 통해 알려진
한 청년의 절박한 사연입니다

사연을 접한 병무청이 이 청년의
고충을 해결해주기 위해 나섰습니다
“사연의 주인공을 돕기 위해 다방면으로 수소문 중”
- 충북지방병무청 관계자

이 사연의 진위를 떠나 이러한 고충은
한 사람만의 문제는 아닌 듯 합니다

‘생계유지 곤란사유 병역감면’ 혜택을 받기가
다소 까다롭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징병대상자가 생계유지 관련 사유로 군면제를 받기 위해선 다방면에 걸친
‘생계심의’ 판정결과가 중요”
- 충북지방병무청 관계자

현 시행중인  ‘생계유지 곤란사유 병역감면’ 기준에는
장애를 가진 부양의무가족의 혜택은 있지만
치매를 가진 부양의무가족의 혜택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닙니다

“현행법에는 일반적인 후천성 치매현상을 장애로 판정하지 않는다”
- 중앙치매상담콜센터 관계자

치매를 앓고 있는 홀어머니를 놔두고
입대를 걱정하는 한 청년의 안타까운 이야기

*2024년, 치매환자 100만 시대에는
흔한 이야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보건복지부 중앙치매센터 출처

문재인 정부의 ‘치매 국가 책임제’에 따라
치매관련 서비스와 시설이 늘어나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인프라 확대와 함께 사연 속 청년처럼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도 걱정을
덜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기획: 이정봉 기자 mole@joongang.co.kr
구성: 조성진 인턴 cho.seo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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