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사드 관련 사설에서 "트럼프, 강대국에 낀 문 대통령 입장 존중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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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타임스가 현지시간 12일 사설을 통해 "한반도 사드배치 논란과 관련해 한국의 애매한 입장을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미국 정계 보수층에서 한국 정부의 사드배치 관련 환경영향평가 등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낸 것과는 다른 목소리다.

NYT "북한을 막기 위해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문 대통령이 북한과의 협상 물꼬를 트기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한국과 미국, 중국이 '연합전선(united front)'을 공고히 하는 것"

뉴욕타임스는 이날 '강대국들 사이에 낀 한국(South Korea, Caught Between Superpowers)' 제하의 사설을 통해 "한반도 긴장 국면이 위험한 수준으로 올라가면서 새로 취임한 문재인 대통령의 리더십을 시험하고 있다"며 "문 대통령의 '대화' 카드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대북 기조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할 위기에 처해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가 현지시간 12일 사설을 통해 "한반도 사드배치 논란과 관련해 한국의 애매한 입장을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상욱 기자

뉴욕타임스가 현지시간 12일 사설을 통해"한반도 사드배치 논란과 관련해 한국의 애매한 입장을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상욱 기자

사설은 "(문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이 미사일 시험발사와 핵 능력을 키워가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강경한 대북 기조를 드러내고, 중국은 미국의 한반도 사드배치로 뿔이 났다"며 "문 대통령이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라이벌 국가 사이에서 끼어있는 사이, 옆집 독재자로부터의 실질적인 위협에도 직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환경영향평가 등을 이유로 사드 발사대 4기의 설치를 연기한 것에 대해 "문 대통령은 이를 통해 중국에게 자신이 얼마나 사려깊게(heedful) 이 문제를 다루고 있는지 보여줌과 동시에 미국에겐 사드 체계가 추후 제 자리에서 작동할 것임을 확인시켜줬다"고 평가했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가 배치된 경북 성주군 사드 기지에 8일 고기동성 대형 전술트럭(Hemtt)이 배치돼 있고 주변에 주한미군 병력이 보인다. 프리랜서 공정식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가 배치된 경북 성주군 사드 기지에 8일 고기동성 대형 전술트럭(Hemtt)이 배치돼 있고 주변에 주한미군 병력이 보인다. 프리랜서 공정식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중 워싱턴을 찾는 문 대통령이 처한 복잡한 상황을 이해하고, 사드 문제에 있어 지나치게 강경하게 푸시하지 않는 편이 현명한 일"이라고 당부했다. 또 "(사드 배치 결정에 따른) 중국의 반응은 한국 업체들의 매장을 닫고, 한국 여행을 금지하는 것이었다. 중국은 한국을 괴롭힐 것이 아니라 북한을 압박해야 한다"며 중국을 향해서도 쓴소리를 냈다.

[사진 뉴욕타임스 홈페이지]

[사진 뉴욕타임스 홈페이지]

이어 "북한을 막기 위해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문 대통령이 북한과의 협상 물꼬를 트기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한국과 미국, 중국의 '연합전선(united front)'"이라며 한국 정부에 힘을 실어줬다.

박상욱 기자 park.lepremi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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