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12·28 합의 문제 담은 아베 친서에 문 대통령 “위안부 할머니들이 수용 못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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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이낙연 국무총리(오른쪽)가 1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특사 자격으로 방한 중인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과 면담했다. 니카이 특사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했다. [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오른쪽)가 1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특사 자격으로 방한 중인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과 면담했다. 니카이 특사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한·일 12·28 위안부 합의에 대해 “당사자인 위안부 할머니들께서 이 문제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이를 한·일 양국이 직시할 필요가 있고,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함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특사로 청와대를 예방한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자민당 간사장을 만나 “아베 총리가 위안부 합의 문제를 친서에 담았는데 이 문제를 한국 국민이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 솔직한 현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아베 총리는 친서에 위안부 합의가 준수돼야 한다는 취지의 언급을 담은 것으로 보인다.

니카이 특사 만나 “시간 필요”

문 대통령은 ‘재협상’ ‘파기’라는 단어는 꺼내지 않았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역사 문제는 지혜를 모아 해결하고, 다른 문제는 그것대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점을 총리에게 꼭 전해 달라”고 니카이 간사장에게 당부했다. 역사 문제와는 별도로 가능한 분야는 협력하겠다는 ‘투트랙 접근’을 명확히 한 것이다.

북핵 문제와 관련, 문 대통령은 “북한 핵의 완전한 폐기를 위해 더 강한 압박·제재가 필요하다는 아베 총리에 공감한다”면서도 “압박·제재로 끝날 게 아니라 북한을 대화로 끌어내야 완전한 핵 폐기에 이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면담에서는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때 일본 관광객의 방한 방안 등도 논의됐다.

일본 외무성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일본 기자들에게 “양국 간 과제는 있으나, 미래 지향적 관계 구축을 못하는 것은 아니라는 게 오늘 오간 얘기”이며 “일본은 한·일 관계를 적절히 관리해 나가겠다고 한국 측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유지혜·위문희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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