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논란, 호식이치킨 회장 물러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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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지난 5일 20대 여직원과 호텔 앞에서 함께 찍힌 폐쇄회로TV(CCTV) 영상이 공개돼 사회적 파문을 일으킨 호식이두마리치킨 최호식(63) 회장이 회장직에서 물러난다. 여직원 성추행 논란 이후 6일 만이다.

고객·가맹점주에게 사과문 발표

호식이두마리치킨 측은 9일 사과문을 통해 “불미스러운 일로 큰 심려를 끼쳐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객과 가맹점주에게 죄송스러운 마음과 회사를 위해 도의적 책임을 지고 최호식 대표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또 “상생위원회를 꾸려 가맹점과 동반 성장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상생협력위원회는 본사로부터 독립성을 갖춘 외부 전문가가 맡는다.

최 회장은 지난 3일 서울 한 음식점에서 20대 여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피소됐다. 이틀 후 여직원은 고소를 취하했지만, 서울 강남경찰서는 최 회장을 다음주 소환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파문이 커지면서 호식이두마리치킨 가맹점주는 울상을 짓고 있다. 수도권에서 7년 동안 가게를 운영하는 A씨는 “불황에 조류인플루엔자(AI)로 장사가 안 되는 통에 회장 사건까지 겹쳐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며 “시간이 가기를 기다리고만 있다”고 말했다. 중소도시에서 8년째 매장을 운영하는 B씨는 “회장 사건 전에는 하루에 50세트 정도 나갔는데, (회장 사건) 이후로 반 토막 났다”고 했다. B씨는 “우리는 다른 치킨집에 비해 마진이 아주 박한 편”이라며 “본사에서 공급받는 닭 가격은 마리당 5000원, 양념 등 부자재 원가가 마리당 2000원 이상”이라고 했다. 호식이두마리치킨 세트 메뉴는 1만8000~2만원으로, 공급 원가가 매출의 60% 가량 차지하는 셈이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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