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후보자 남편..."강경화는 인복 많은 사람…소통 잘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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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지명된 강경화(62) 외교부 장관 후보자의 남편인 이일병(64) 연세대 명예교수는 “(부인이)사람 복을 많이 타고 났다. 맡은 일은 성실히 해서 그런지 항상 다른 사람들이 많이 도와준다”며 “혼자가 아니라 정부가 중지를 모아서 하는 일에 있어 외부와 소통하고 우리 정부의 정책 방향을 잘 전달하는 역할은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 본지 통화 #"국가 존망 걸린 때에 중책 걱정되지만 # 어려워도 맡은 바 임무는 다하는 사람" #"딸, 기꺼이 한국 국적 재취득 결정해"

이 교수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강경화라는 사람은 어려운 때에도 맡은 바 임무는 다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며 이처럼 말했다. 유엔 사무총장 정책특보를 맡고 있는 강 후보자는 아직 뉴욕에 머물고 있으며, 조만간 귀국할 예정이다. 이 교수는 퇴임한 뒤 거제에서 생활하고 있다.

강 후보자의 가족들 역시 어려운 시기에 외교 수장을 맡는 데 대한 걱정이 있었다. 이 교수는 “현 상황이 워낙 어렵고, 그래서 누가 그 자리에 가도 정말 좋은 수가 별로 없는 때에 너무 어려운 직책을 맡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가족으로서는 좀 있다”며 “‘여태까지 잘 해왔고, 그런 직을 맡지 않아도 잘 살 수 있을 텐데’라는 생각도 든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년 간 국제 외교 무대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왔기 때문에 전문성은 충분히 있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그런 믿음을 받고 있기 때문에 가족으로서 걱정도 되지만 도울 수 있는 부분은 돕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강 후보자가 이 교수에게 후보자 지명 가능성을 처음 알린 것은 며칠 전이라고 한다. 이 교수는 “전화로 이야기를 듣고선 ‘지금 국가의 존망이 걸려 있는 위기 상황이고, 누군가는 잘 소통하면서 역할을 해야 한다. 일을 잘 하려면 봉사의 마음도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했더니 본인도 그렇게 생각하고 수락하려고 한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나 민주당 측과의 인연이 있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 부분은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딸의 이중국적 문제에 대해 이 교수는 “유학 때 딸을 낳았고, 결정할 시기가 되자 딸이 스스로 미국 국적을 선택한 것”이라며 “딸이 선택한 데 대해 그것을 뭐라고 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엄마가 외교부 장관을 하는데 딸이 미국 국적자라면 이해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청와대에서 이야기를 듣고 딸에게 어떻게 하겠느냐고 물었더니 딸도 엄마가 중요한 일을 하는 데 자신이 방해가 되는 것은 원치 않는다면서 미국 국적을 버리고 한국 국적을 다시 취득하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정년 퇴임보다 일찍 학교를 떠나 해외 자문단 봉사활동 등을 한 뒤 현재 거제에서 생활하고 있다. 색소폰 연주와 바이크를 타는 것이 취미다. 공교롭게도 생년월일이 문재인 대통령과 똑같다.(1953년 1월24일)

이 교수는 강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장관직을 수행하게 되면 서울로 올 것이냐는 질문에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여기 와서 인생을 정리하며 앞으로 어떻게 살 지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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