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편히 쉬세요"…암으로 세상 떠난 엄마 생각하며 쓴 초등생 동시 화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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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께서 올해 암으로 투병하시다가 돌아가셨습니다. 가난했지만 엄마와 함께 지냈던 엄마가 차려주셨던 밥상이 그립습니다. 무엇보다 더 보고 싶은 것은 엄마의 얼굴입니다."

[사진 전라북도교육청]

[사진 전라북도교육청]

한 초등학생이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엄마를 생각하며 쓴 동시가 화제다.

전라북도교육청은 지난해 교육청 공모전에서 동시 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부안군 우덕초등학교 6학년 1반 이슬양의 '가장 받고 싶은 상'을 공개했다.

[사진 전라북도교육청]

[사진 전라북도교육청]

이양의 어머니는 지난해 암으로 투병하다가 딸의 곁을 떠났다. 어린 나이에 엄마를 떠나 보낸 아픔을 겪은 이양은 엄마에 대한 사랑과 미안함을 꾹꾹 눌러쓴 글씨에 담았다. 동시를 끝맺으면서는 엄마가 차려줬던 밥상과 함께 엄마와 자신의 모습을 그려 넣어 그리운 마음을 표현했다.

[사진 전라북도교육청]

[사진 전라북도교육청]

아래는 이양이 쓴 동시 전문.

가장 받고 싶은 상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짜증 섞인 투정에도
어김없이 차려지는
당연하게 생각되는
그런 상

하루에 세번이나
받을 수 있는 상
아침상 점심상 저녁상

받아도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 안 해도
되는 그런 상
그때는 왜 몰랐을까?
그때는 왜 못 보았을까?
그 상을 내시던
주름진 엄마의 손을

그때는 왜 잡아주지 못했을까?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
꺼내지 못했을까?

그동안 숨겨놨던 말
이제는 받지 못할 상
앞에 앉아 홀로
되내어 봅시다
"엄마, 사랑해요"
"엄마, 고마웠어요"
"엄마, 편히 쉬세요"
세상에서 가장 받고 싶은
엄마상
이제 받을 수 없어요

이제 제가 엄마에게
상을 차려 드릴게요
엄마가 좋아했던
반찬들로만
한가득 담을게요

하지만 아직도 그리운
엄마의 밥상
이제 다시 못 받을
세상에서 가장 받고 싶은
울 엄마 얼굴(상)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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