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은 용납못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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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정총장=신민당 사람들이 왜 빨리 안 하느냐고 하는데 가장 빠른 방법으로 하려고 하고 있어요. 중대한 사건이니까 법이 허용하는 날짜보다 2, 3일씩 여유를 가지고 하자니….
△문=김정섭전중정차장보는 참고인으로 부르게 됩니까.
△정총장=잘 모르겠소. 세간에서는 그 사람이 관련된 것이 아닌가 의심을 가지고 있는데 그때 관련되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는 여러 가지가 있어요. 그가 사전에 알았다면 감이 가는데… 예를 들어서 내가 가니까 그 사람을 대기시켜 놓았는데 도중에 총소리가 몇방 나길래 이게 뭔가 했지.
청와대주변은 과잉경비를 하느라 공포를 잘 쏘기 때문에 또 그런 것 아닌가 했는데 몇발 났기 때문에 내가 「이거 총소리 아니요. 알아보라」고 했더니 그 사람이 궁정동파출소에 알아보고 즉시 보고하라고 지시를 했어. 그 사람이 사전에 뭔가 알고 있었다면 파출소에 알아보라고 지시했겠소. 나하고 식사했는데 밥을 나보다 더많이 먹어. 나는 한공기를 먹었는데 그사람은 두공기나 먹었어. 뭔가 알았다면 밥이 먹히겠소 (모두 웃음). 그날 육본에서도 내가 지시를 해서 김재규를 이미 체포했는데도 이 사람은 왔다 갔다 하는걸 보면 무슨 영문인지도 모르는듯 했어. 알았다면 감이 가는데 전연 몰랐던것 같애.
그렇지만 내가 속단할 일은 아니고 우리나라 일류 검사들이 모두 참여해서 조사를 했으니 틀림없을 거요. 사건이 나고나서 나는 여러 조치를 취하느라고 다른것 생각할 여유가 없었지. 그렇지만 워낙 큰 사건이니 조금이라도 문제가 되는 사람은 일단 조사를 해야지.
△문=김정섭차장보는 구속 조사받고 있다는데… 다른 일로….
△정총장=나는 모르겠소. 내가 보고 받은 바가 없어…조사한다면 보고하고 할텐데….
△문=이번 재판에 이재전장군도 나옵니까.
△정총장=그 사람은 관계가 없는데 왜 거기 나오겠소. 이 사건은 배후가 있는지 없는지 초기단계에서는 여러 가지 가능성을 예상하고 조사를 했어요. 수사해보니 없었지만…. 내란죄이기 때문에 신중하고 완벽하게 하고 있어요.
△문=지금은 모든 오해가 풀렸지만 총장에 대해서도 증인으로 부른다면….
△정총장=증인으로 부른다면 나가야지 도리가 있겠소. 내가 자청해서 수사관의 심리도 받고 얘기해 주었어. 내가 그사람 (김재규를 말함) 하고 원수진 것도 없고 특별히 싫어하는 사람도 아니고, 그래 내가 여기 와서 김재규 사무실은 인사하러간 건 딱 한번이야. 10분간이지. 개별적으로 식사한번 한적이 없어. 그 사람이 초대해서 각군총장들 하고 같이 식사한 일은 있지만. 그날은 특별히 초대받아서 간 것이지만 그 외에는 개별적으로 만난 일이 없어.
△문=계엄군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대단하지만 최대통령이 제시한 정치스케줄이 얼마나 단축되어 이행될 것인가에 불신이 있읍니다. 군이 이를 지키게 한다는 신뢰감을 국민은 갖고 싶은데….
△정총장=정치스케줄은 지켜져야지요. 당연한 얘기요. 군도 국민의 일원이니까 정부가 국민에게 공언한것을 믿고 있는 것이지. 만일 정치인들 일부가 얘기하는 식으로 나가서야 되겠소. 무력집단이 그런 식으로 나간다면 어떤 사람이 마음놓고 국민의 의사를 반영하겠소. 국민의 입장에서는 생각이 같지만 군이라는 입장에서 보장을 받아야겠다는 이런 생각을 갖는다면 그것은 대단히 위험한 생각이지….
△문=계엄은 다음 대통령이 취임하면 해제되어야 하는것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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