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출신 딸 검사 임관…최재경 전 민정수석 2년 전 칼럼 재조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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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최재경(55·사법연수원 17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딸이 검사로 임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최 전 수석이 2년 전에 쓴 칼럼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최재경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최재경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최 전 수석은 변호사 시절인 2015년 9월 조선일보에 '로스쿨, 현대판 음서제인가'라는 제목의 칼럼을 썼다. 당시는 옛 새누리당 김태원 의원 아들의 정부법무공단 채용과 새정치민주연합 윤후덕 의원 딸의 대기업 변호사 취업을 놓고 특혜 논란이 한창이었다. 이에 힘입어 '로스쿨 개혁론'이 정치권의 화두로 떠올랐다. 일부 의원들을 중심으로 '사시 존치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최 전 수석은 칼럼에서 "2년 앞으로 다가온 사법시험 폐지를 놓고 찬반 논쟁이 뜨겁다"며 "사법시험의 폐해가 심각하다는 이유에서 국민적 지지를 바탕으로 도입된 로스쿨이 7년 만에 특권 시비에 휩싸인 것은 아이러니"라고 지적했다.

이어 "인재 선발 방식에 관한 논쟁의 역사는 길다"며 과거제도의 역사를 설명한 최 전 수석은 "누구나 응시할 수 있고 평가의 공정성이 담보된 과거제는 혁명적 변화였다"면서도 "하지만 이런 과거 제도도 1000년의 시행 과정에서 부작용이 적지 않았다. 젊은이들이 평생을 낭비했고, 온 집안이 희생했으며, 붕당을 만들어 싸우게 됐다"고 썼다. 그러면서 '공정한 추천'을 통한 과거제도 개혁의 노력이 있었음을 부연했다.

2015년 9월 7일자 조선일보 지면에 게재된 최재경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당시는 변호사)의 칼럼.

2015년 9월 7일자 조선일보 지면에 게재된최재경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당시는 변호사)의 칼럼.

최 전 수석은 "(로스쿨 제도는) 아무 경쟁 없이 부모의 공적에 기대어 임용되는 소위 '음서제'와는 다르다"며 "그럼에도 사시 존치가 논란되는 것은 결국 로스쿨 제도에 대한 국민적 신뢰의 문제이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세상에 완벽한 제도는 없다. 시대 상황과 문제점을 검토해서 우리 실정에 맞는 효율적 시스템을 갖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상대방의 주장을 경청하고, 입장을 헤아려 역지사지(易地思之)하되, 최종 판단은 국민의 입장에서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전 수석의 딸 종윤씨(변호사시험 6회)는 연세대 로스쿨을 졸업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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