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 원산 관광특구 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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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현대아산이 금강산에서 원산에 이르는 지역을 종합관광단지로 개발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2012년까지 총 22억6000만 달러(약 2조2000억원)를 들여 해금강에서 원산까지 110㎞, 총 10억 평에 이르는 지역을 관광특구로 조성하는 내용이다.

8~10일 방북한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은 10일 귀환길에 강원도 고성 남북출입사무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해 말 금강산개발 종합 계획을 북한에 전달했고, 이번 방북 기간 중 검토 약속을 받았다"고 밝혔다. 북측이 이달 말까지 내용을 검토한 뒤 협의를 계속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현대아산 측은 "종합계획안은 북한 군사 시설 위치 등에 대한 정보 없이 마련한 것이어서 북한이 이런 점을 하나하나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종합계획을 가능한 한 빨리 북한이 승인해 주길 바라지만 언제가 될지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2조원이 넘는 개발 자금 조달도 과제다. 현대아산의 지난해 매출은 약 2400억원으로 1999년 창사 이후 처음 5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정도다. 현대그룹도 "당장은 현대건설을 되찾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이에 대해 윤 사장은 "투자 설명회를 열어 국내외 투자를 끌어들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아산은 "지난해 말 일어난 교통사고 보상금으로 북측에 40만 달러(약 4억원)를 주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27일 현대아산 협력업체 직원이 금강산에서 교통사고를 내 북한군 한 명이 숨지고, 두 명이 부상한 데 따른 보상이다. 이에 대해 북한 측은 보상금 100만 달러(10억원)를 요구했고, 현대아산은 20만 달러(2억원)를 제시해 협상을 했다.

윤 사장은 "40만 달러에는 치료비.장례비 등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40만 달러는 북한군의 치료비와 장례비 통념을 크게 웃도는 금액이다. 남은 돈이 유가족보다는 북한군 등 북한 당국에 귀속될 공산이 커 현대아산이 북한에 퍼주기식 뒤처리를 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권혁주 기자

*** 금강산 교통사고 관련 일지

- 2005년 12월 27일 : 현대아산 협력업체 직원, 금강산에서 교통사고 내 북한군 1명 사망, 2명 부상

- 2006년 1월 초 : 북측 보상금 100만 달러 요구

- 1월 11일 : 김정만 현대아산 전무, 보상금 협의차 방북. 협상 결렬

- 2월 8일 :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 방북

- 2월 9일 : 사고 낸 직원 귀환

- 2월 10일 : 현대아산, 북한 측과 40만 달러 보상금 지급 합의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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