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든 받아준다면 최선"|배구대표세터 신영철 시즌앞두고 시름|몸값요구 지나쳐 실업팀 스카웃 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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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스카웃파문에 휘말려 설땅을 잃어버린 남자배구대표주전세터 신영철 (23·경기대4년)이 시즌을 앞두고 실의에 빠져있다.
『물의를 일으켜 죄송할뿐입니다. 받아주는 팀만 있다면 속죄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뛰겠읍니다. 그러나 갈곳이 없읍니다.』
대학최고의 세터로 꼽히던 신이 코트의 미아가 된것은 지난9월24일. 치열한 스카웃교섭을 벌이던 고려증권·금성·현대자동차서비스등 실업3강이 신에 대한 스카웃을 포기한다고 공동선언했다.
신이 3개팀을 오가며 지나친 요구를 하자 스카웃풍토개선을 위해 실업팀들이 결단을 내린것.
대학졸업을 앞둔 신은 오는28일 개막되는 배구최대의 이벤트인 제5회 대통령배의 출전길도 막힌채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대통령배대회가 88서울올림픽에 출전할 대표선수선발전을 겸하고 있어 신으로서는 국가대표선발의 길도 불투명한 상태다.
경북사대부고를 거쳐 경기대 1년때인 84년제1회대통령배 최우수세터를 거쳐 유고유니버시아드대표로 뽑혔다. 1백78cm의 단신이나 토스웍과 게임을 풀어가는 감각이 뛰어나다.
남자배구의 현대표팀은 지난번 FIVB컵대회에서 나타난대로 심각한 세터난으로 장신돌파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 현재로선 김호철만한 세터를 찾을수 없어 신영철에 기대를 걸고있다. 신영철이 단신이어서 국제무대에서 빛을 볼 수 없었던 것도 사실이나 세터난의 현실에선 신이 절대 필요하다는 점을 들어 배구협회는 무적선수로라도 신영철을 살리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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