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음주 파문' 평창올림픽 앞두고 대표팀 관리 도마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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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하는 크로스컨트리 대표 선수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인물과 관계없음. [중앙포토]

훈련하는 크로스컨트리 대표 선수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인물과 관계없음. [중앙포토]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남자 스키 크로스컨트리 대표팀이 철퇴를 맞았다. 지난 2월 열린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에 출전했던 선수들이 대회 기간 중에 집단 음주를 한 사실 때문이다.

크로스컨트리 대표 4명, AG 기간 음주 파문으로 자격정지 징계 #빙상도 상비군팀 집단-미성년자 음주 등으로 후폭풍 겪어

대한스키협회는 27일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에 나갔던 크로스컨트리 국가대표 남자 선수 4명이 대회 기간 맥주를 마신 사실이 적발돼 자격정지 6개월 징계를 내렸다"고 밝혔다. 해당 선수들 중에는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 남자 크로스컨트리 30㎞ 계주에서 동메달을 딴 선수 3명도 포함돼 있었다. 협회 관계자는 "꼭 지적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판단했고, 또 다른 종목에도 본보기가 되야한다고 생각해 강도 높은 징계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당시 일본에서 대표팀을 이끌었던 미하엘 데비아티아로프(러시아), 박병주 코치와도 재계약하지 않고, 후임 코칭스태프를 공개 모집을 통해 뽑기로 했다.

해당 선수들은 동계아시안게임 개막(2월 19일) 직전인 지난 2월 17일에 음주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들 사이의 방이 분리돼 있던 상황에서 선수들끼리 훈련을 마친 뒤에 1인당 맥주를 두 캔 가량씩 마셨다. 대표팀 간판 김마그너스는 이날 컨디션 관리 차원에서 따로 휴식을 취하던 상황이어서 일행에선 빠져있었다.

그러나 해당 사실을 코칭스태프 내에선 인지했지만 협회 상부에 보고된 건 한 달 넘게 지난 3월 20일이었다. 협회 관계자는 "(해당 사건을) 한 달 넘게 보고하지 않은 건 규율 위반"이라며 코칭스태프의 선수단 관리 문제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협회는 해당 사안을 인지한 뒤, 위원회 회의와 이사회 등을 거쳐 1달여 만에 최종 징계 수위를 결정했다.

후폭풍도 컸다. 이번 사안에 연루된 선수 중에선 아예 소속팀에서도 퇴출됐다. 스키계 관계자는 "국가대표 자격을 유지해야 하는 소속팀의 상황상 국가대표에서의 퇴출로 소속팀에서도 빠졌다"면서 "해당 선수들이 사실상 그 팀의 전부여서 향후 팀 운영 여부도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번 크로스컨트리대표팀 음주 문제를 계기로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각 종목 대표팀의 관리가 또한번 도마에 올랐다. 빙상계도 연이은 음주 파문에 한동안 곤욕을 치러왔다. 지난해 4월, 스피드스케이팅 상비군 대표팀 훈련을 하던 선수 20여명이 코칭스태프가 잠든 사이에 숙소를 빠져나가 음주하다 순찰중인 경찰에 발각돼 조사를 받았다. 이들 중엔 미성년자인 고교생도 포함됐다. 또 2015년 11월엔 쇼트트랙 대표였던 A가 외박 기간 중 미성년자임에도 음주한 사실이 적발돼 대표 선수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다.

쇼트트랙대표팀은 음주 문제 외에도 불법 스포츠 도박, 선수 내부 폭행 등의 문제로 후폭풍도 겪었다. 빙상연맹은 선수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으로 교육하고, 대표팀 소집 기간 중 위반 사항이 적발될 경우 해당 선수를 즉시 퇴촌시키는 등의 대책을 마련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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