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여가부 폐지…대통령이 직접 양성평등 챙기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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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바른정당 대통령 후보가 25일 여성계 인사들과 만나 양성평등 정책의 추진을 약속했다.

유 후보는 서울 용산 한국여성단체협의회와의 간담회에서 “제가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겠다고 했더니 인터넷에서 난리가 나서 많이 두들겨 맞았다”며 “여가부를 폐지하겠다는 건 그런(양성평등 문제를 방기하겠다는) 뜻이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여가부가 우리 예산의 1%도 안되는 예산과 적은 인력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인구의 절반에 해당하는 여성 문제를 여가부처럼 작은 부처에 쥐꼬리 예산을 주고 ‘알아서 하라’는 게 방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통령 후보가 지난 14일 '유승민 후보 지지 전국여성대회'에서 무궁화 꽃 바구니를 받고 있다. 오종택 기자

유승민 바른정당 대통령 후보가 지난 14일 '유승민 후보 지지 전국여성대회'에서 무궁화 꽃 바구니를 받고 있다. 오종택 기자

그러면서 “여가부는 인구부로 바꿔서 제대로 하게 하고, 어떤 비난을 듣더라도 보건복지부ㆍ기획재정부ㆍ법무부 등 각 부처에 최소한 1급 자리 하나는 만들어 여성 문제를 전담하는 식으로 가면 좋겠다”고 했다. 또한 “(여성 정책이) 각 부처에 산재돼 있으면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니 대통령 직속으로 국가양성평등위원회를 설치해서 (대통령이) 직접 챙기는 것이 여성에 실질적 혜택이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성가족부를 폐지해 저출산 문제를 담당하는 인구부를 새로 만들고, 양성평등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대통령이 직접 더 챙기겠다는 것이다.

유 후보는 내각에 여성의 비율도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장관과 차관의 경우 당장 50%를 채우는 건 쉽지 않다”며 “장ㆍ차관을 다 합해서 30%에서 시작을 해보겠다”고 했다. 지역구 국회의원의 30%를 여성으로 공천하는 것과 관련해선 “갈수록 멀쩡한 사람이 선출직을 하겠다고 나서는 것이 힘든 세상이 돼가고 있다”며 “돈 잘 버는 변호사가 아니고는 선출직이 되기 힘들다”고 현실적인 문제를 토로했다. 그런 뒤 “흙속의 진주ㆍ 보배 같은 여성 인재를 발굴해서 등용하겠다”고 강조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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