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 영국 총리, 조기 총선 수용 배경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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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8일 조기 총선 – 압도적 지지로 집권 여당 재신임 –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에서 단일 대오로 총력.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조기 총선 승부수를 던지며 그리고 있을 ‘드림 플랜’이다. 메이 총리가 18일(현지시간) 제안한 조기 총선안은 19일 의회 투표를 통해 확정되지만 가결될 가능성이 크다. 총리 발표 직후 제1야당인 노동당 제러미 코빈 대표가 “새로운 정부를 선택할 기회를 국민에게 주는 총리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수용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메이는 그간 “총선은 정상적으로 (2020년에) 치르겠다”며 정치권 안팎의 조기 총선 요구를 거부해왔다.
이날 갑작스러운 ‘조기 총선 수용’은 ‘한다면 지금이 적기’라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발표된 BBC 여론조사에 따르면 보수당은 43%의 지지율을 얻어 노동당(25%)을 20%포인트 가까이 앞서고 있다. 최근 보궐선거에선 노동당 아성 지역에서 보수당 후보가 당선되기도 했다. 메이의 보수당은 2015년 총선 승리로 5년 임기가 보장됐다고는 하나 하원 650석 중 330석으로 과반을 겨우 5석 초과한 상태다. 이 참에 노동당(229석)과의 의석 차를 확 벌려 정권의 안정성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영국 BBC가 이날 “메이로선 조기 총선에 따른 정치적 이득을 외면하기엔 유혹이 컸을 것”이라고 분석한 이유다.
노동당 역시 이번 총선을 통해 브렉시트 협상에 대한 민심을 재확인하겠다는 의욕으로 차 있다. 스코틀랜드국민당(SNP)도 “총선 승리를 위해 열심히 하겠다”고 찬성 의사를 밝혔다. 지난달 말 영국은 리스본조약 50조를 공식 발동하면서 유럽연합(EU)와의 브렉시트 협상 시작을 공식화했지만 내부 분열을 겪어왔다. 메이 총리는 이날 “영국은 EU를 떠나고 있고 ‘되돌아오기’(turning back)는 없다”면서 브렉시트 협상에 대한 단결된 지지를 호소했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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