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 속 특타 효과' 히메네스가 부활했다

중앙일보

입력

히메네스 '나 바보 아냐' [일간스포츠]

히메네스 '나 바보 아냐' [일간스포츠]

14일 프로야구 LG-kt전이 열린 서울 잠실구장.

LG 외국인 타자 루이스 히메네스(29)는 내리는 비를 맞으며 배팅케이지에 홀로 서 배트를 휘두르고, 또 휘둘렀다. 히메네스는 이날 경기 전까지 타율 0.162(37타수 6안타)를 기록하며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1회 초 2사 2루에서 맞은 첫 타석, 히메네스는 kt 선발투수 정대현의 5구째 가운데로 몰린 체인지업을 그대로 잡아당겼다. 좌측 담장을 넘는 투런홈런. 그제서야 히메네스의 얼굴이 밝아졌다. 히메네스는 2-2로 맞선 6회 말 1사 만루에서 좌중간을 꿰뚫는 싹슬이 2루타도 때렸다. 빗 속 타격 훈련의 효과가 곧바로 증명된 것이다. 이날 LG가 올린 5점은 모두 히메네스의 타점이었다. 3타수 2안타(1홈런)·5타점을 올린 활약에 힘입은 LG는 kt를 5-2로 물리치고 5연패에서 벗어났다.  

경기 전 양상문 LG 감독은 "오늘 4번타자는 히메네스"라고 했다. 양 감독은 개막 후 LG가 치른 10경기에서 4번타자로 나섰던 히메네스가 좀처럼 타격감을 찾지 못하자 13일 창원 NC전에서는 아예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하루 만에 히메네스를 4번타자로 재기용한 양 감독은 "(히메네스는) 원래 잘했던 선수이기 때문에 금방 감각을 찾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히메네스는 시범경기에서 수비 도중 오른 손가락에 타구가 스치는 경미한 부상을 당했다. 시즌 개막을 1주일 가량 타격 훈련을 쉬었다. 양 감독은 "당시 휴식이 히메네스가 타격감을 찾는데 악영향을 미친 것 같다. 본인 스스로도 방망이가 맞지 않아 조급해하더라. 악순환이 이어졌다"며 "선수 본인이 의욕적이다. 공 한 개라도 더 쳐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양 감독의 믿음대로 히메네스는 극적으로 부활했다. 특히 개막 후 6연승을 달리다 다시 5연패에 빠지며 롤러코스터를 탄 팀 분위기를 단숨에 되돌려 놨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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