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로 눈 돌리는 카지노 기업들, 나이트클럽 자리 전용경기장 세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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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스포츠 산업과 관련된 라스베이거스의 변화에는 ‘e스포츠 도시’로의 변신도 있다.

세계 최대 카지노 운영사인 MGM 리조트 인터내셔널은 라스베이거스의 고급 호텔인 룩소르 호텔 앤드 카지노에 e스포츠 전용경기장을 만든다고 12일 발표했다. 원래 나이트클럽이던 자리다. 앞서 라스베이거스의 그랜드호텔도 e스포츠대회를 열 수 있는 경기장을 세웠다.

미국 카지노 시장은 베이비붐 세대(1946~64년 출생)의 은퇴로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 네바다대 자료에 따르면 2001~2007년 미국 전체 카지노 매출은 38% 증가했다. 그러나 2008~2016년 상승률은 8%에 불과하다. 돌파구를 찾던 카지노 회사들은 젊은 층이 열광하는 e스포츠로 눈을 돌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성장이 어려워진 카지노들이 젊은 고객을 잡기 위해 비디오 게임을 겨냥하고 있다”고 전했다.

게임시장 조사기관인 뉴주(Newzoo)에 따르면 올해에만 한 달에 한 번 이상 e스포츠를 온라인으로 또는 경기장에서 보는 사람은 전 세계적으로 1억9100만 명에 달할 전망이다. 2012년의 두 배가 넘는다. 2020년에는 2억8600만 명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e스포츠의 성장 여력은 그만큼 크다.

지난해 MGM 리조트 맨덜레이 베이에서 열린 ‘리그오브레전드(일명 롤)’ 챔피언십에는 1만2000명의 관중이 몰렸다. 2015년부터 일주일에 두 번 e스포츠 토너먼트를 여는 그랜드호텔은 일부 객실에 USB 포트와 2단 침대를 마련했다. 선수들의 훈련을 위해서다. 또 대회장에는 선수들의 기술을 설명하고 얼굴을 확대해서 보여주는 영상 설비도 설치했다.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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