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강의실 바닥에 엎드려 공부하는 여대생

중앙일보

입력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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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기치 않은 사고로 척추가 부러져 엎드려 공부해야만 하는 여대생의 소식이 감동을 전했다.

지난 2015년 4월 SBS '순간포착 세상의 이런일이'는 당시 단국대 경영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이던 서이화(26)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서씨는 4년 전 척추가 부러지는 추락 사고를 당했다. 사고 후 척추 고정을 위해 뼈에 나사와 핀을 박은 그는 30분 이상 앉아있으면 끔찍한 통증에 시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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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은 늘 서씨를 괴롭혔다. 서씨는 통증을 가라앉히기 위해 많은 약을 먹어야만 했다.  


서씨의 통증은 움직여야 하는 허리뼈와 골반뼈가 나사못으로 고정돼 있기 때문이다. 척추를 구부릴 때 고정된 나사못이 뼈를 끌어당기면서 극심한 통증이 밀려오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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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서씨는 학교에 양해를 구해 강의실에 돗자리를 펴고 엎드려 수업을 들었다. 그는 지각하지 않고 그 누구보다 성실하게 수업에 참여했다.  

엎드려 공부를 하더라도 통증은 찾아왔다. 그러나 서씨는 약을 먹지 않았다. 그는 "지금 먹으면 잠이 와서 계속 공부를 못 한다"며 책장을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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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늦은 시간까지 책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그는 "피곤하지만 몸이 불편하고 먹는 약의 부작용 때문에 다른 학생들보다 몇 십배 더 많이 공부해야 겨우 뒤쫓아 갈 수 있다"며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했다.

서씨는 "(사고 직후) 눈을 처음으로 떴을 때 이렇게 힘들지 몰랐다"며 "그냥 막연하게 '다시 걸을 수 있겠지' 이런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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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힘든 마음을 치유하고자 학교에 무작정 복학신청을 했다" "대학에 들어와서 회계학을 전공했는데 법조인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다행히도 서씨는 담당 의사로부터 회복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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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의는 "수술한 지 2년 정도 지나 뼈들도 상당히 자라있을 것이다"라며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뼈에 있는 나사못을 어느 정도 제거해서 정상적인 기능으로 돌아오면 앉거나 구부릴 때 생기는 통증의 상당 부분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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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점 만점에 4.03의 학점을 받은 서 씨는 10년 후의 모습을 묻는 질문에 "지금보다 좀 더 건강해져서 법정에서 정의를 위해 피해 본 사람들을 대변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며 긍정적인 모습을 잃지 않았다.  

임유섭 인턴기자 im.yuseo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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