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연된 구조조정..경기 봄바람에도 투자 확대 발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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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등의 구조조정 지연이 전체 설비 투자 확대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이 분석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이 12일 내놓은 ‘최근 설비투자 추이 분석: 제조업 가동률을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조선업을 비롯한 기타운송장비의 생산증가율은 -20.7%였다. 그럼에도 이 기간 생산능력 증가율은 7.5%였다. 생산은 줄어드는데 설비만 늘린 것이다. 전자제품 제조업도 2010~2016년 생산은 9.7% 줄었지만, 생산능력은 14.4% 증가했다.

최근 하위 가동률 업종 생산 및 생산능력 증가율 [자료 KDI]

최근 하위 가동률 업종 생산 및 생산능력 증가율 [자료 KDI]

이러면서 조선업 등의 가동률은 크게 낮아졌다. 10대 주요 업종 중 가동률 하위 25%에 해당하는 업종의 가동률은 2010년 67.1%에서 지난해 45%로 22.1% 포인트 급락했다. 이 기간 상위 25% 업종의 가동률은 90.7%에서 87%로 큰 변화가 없었다. 전체 제조업 가동률은 지난해 72.6%다. 2010년(80.3%) 대비 7.7% 포인트 낮아졌다. KDI는 “제조업 평균 가동률의 하락이 일부 업종의 극심한 부진에 따른 것임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조선업, 생산 줄어드는 데 설비는 늘려 #기업 구조조정 통해 과잉설비 감축해야

여기에 소비나 수출 등 수요여건도 제조업 평균 가동률에 영향을 끼쳤다. 2012~2016년 다음 분기 수출에 대한 기업의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 예측치는 2007~2011년(9.4%)보다 5.5% 포인트 낮은 3.9%다. 이로 인해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3.9% 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KDI는 추산했다.

KDI는 “일부 업종이 구조조정 지연 등으로 과잉 설비를 보유하고 있다”며 “기업 구조조정을 통한 과잉설비의 감축은 일부 업종의 낮은 가동률을 반등시키고 중장기적으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기업의 성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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