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뜻으로 춤추는 중인데 감히 떠들어?”…외대서 중년 남성이 여학생 폭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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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국어대 교내 잔디광장에서 스스로를 ‘4월에 부활한 예수’라고 자칭한 중년 남성이 여학생을 폭행해 경찰에 붙잡혔다. “하나님의 뜻에 따라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었는데 여학생이 떠들어 방해됐다”는 게 폭행 이유다.

본인을 '4월에 부활한 예수'라 지칭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11일 오후 2시경 서울 한국외대 캠퍼스 내에서 여학생을 발로 차고 이를 말리던 남학생에게도 상해를 입힌 혐의(폭행)로 경모(42ㆍ무직)씨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씨는 이날 오후부터 잔디밭 중앙에서 음악을 틀고 춤을 췄다. 경찰 조사에서 본인을 기독교 신자라고 밝힌 경씨는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었는데 여학생이 시끄럽게 굴어서 때렸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경찰은 경씨가 조증과 우울증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고 전했다.

경씨는 폭행 당시 ‘4월에 부활한 예수’라는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고 있었다고 한다. 목격자들은 그가 주변 학생들에게 “꺼지라”는 말을 수차례 하다가 결국 피해 여학생에게 뛰어가 발로 가격했다고 전했다.

한국외국어대 여성 폭행 사건은 이 달 들어 두 번째다. 지난 5일에는 재학생 김모(25)씨가 “여자가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돌아다니는 게 기분 나쁘다”는 이유로 여학생만을 겨냥해 콜라와 물을 뿌리다 불구속 입건됐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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