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단속해야 할 경찰이 상습도박 가담-2명 직위해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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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을 단속해야 할 현직 경찰이 상습적으로 도박을 하다 현장에서 붙잡혔다.   

판돈 800만원 도박판에 김모 경위 가담, 체포 소식에 남모 경위 자진출석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 도박 가담시기, 도박장과의 유착관계 수사 중 #부산경찰청, 수사 마무리되는대로 내부 징계...중징계 불가피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10일 오후 7시쯤 부산 남구의 모 건물 3층에 있는 불법 도박장을 급습해 부산 동부경찰서 모 지구대 김모(53) 경위를 긴급체포했다고 11일 밝혔다.

광역수사대에 따르면 당시 도박판에서 김 경위 등 21명이 ‘훌라 ’등 도박을 하고 있었고, 판돈은 800만원가량 됐다. 김 경위는 경찰 조사에서 “도박을 하지 않았고 구경만 하고 있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도박장에 수시로 드나들면서 돈을 떼먹고 달아난 도박꾼 2명의 신원을 파악해 돈을 떼인 도박꾼에게 개인정보를 제공한 혐의는 시인했다.

김 경위의 체포 소식을 듣고 같은 도박장에서 수시로 도박을 한 부산 남부경찰서 모 지구대 소속 박모(56) 경위는 11일 오전 1시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자진 출석해 도박 혐의를 시인했다. 박 경위는 도박현장을 알고도 단속을 하지 않은 직무유기 혐의도 인정했다.

광역수사대는 이들이 언제부터 불법 도박을 했는지, 도박장과 유착관계가 있는 건 아닌지 조사하고 있다. 부산경찰청은 곧바로 김·박 경위를 직위 해제했다. 수사가 마무리되면 중징계하기로 했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두 경찰은 형사처분과 함께 파면·해임 같은 중징계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a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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