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태블릿 입수, 진실 규명 위해 내가 협조한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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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최순실씨의 태블릿PC를 JTBC가 입수하는 데 도움을 준 건물 관리인 노모(60)씨가 “진실 규명에 단서가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협조했다”고 증언했다. 이 태블릿PC는 국정 농단 사건을 검찰과 박영수 특검팀이 수사하게 된 결정적 단서가 된 증거물이다.

‘더블루K’ 건물관리인 법정 증언 #찾아온 기자에게 사무실 문 열어줘 #고영태 책상서랍 여니 태블릿 있어

서울중앙지법에서 10일 열린 최씨의 재판에서 노씨는 태블릿PC를 발견한 경위에 대해 “지난해 10월 18일 JTBC 기자가 찾아와 함께 더블루K 사무실에 올라가 잠겨 있던 문을 열어줬다. 당시 사무실에 남아 있던 고영태씨의 책상 서랍을 열었더니 태블릿PC가 있었다”고 말했다.

JTBC 기자가 왔을 때 태블릿PC를 처음 봤다는 건가.(최씨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
“그렇다. 더블루K는 지난해 9월 3일 이사해 짐을 모두 정리한 상태였고 사무실에는 고씨 책상 등이 남아 있었다. 그 전엔 내용물이 없는 빈 책상인 줄 알았다.”
그 기자가 태블릿PC를 가지고 갔나.
“그날 오전에 가지고 갔다가 오후 6시쯤 가지고 왔다. 중요한 자료가 있는 거 같아서 다시 서랍에 뒀는데 이틀 뒤 기자가 다시 가지고 갔다.”
그 후 그 행방은 어떻게 됐는지 아나.
“보도를 통해 검찰에 제출됐다고 들었다.”
증인은 건물 관리인인데 소유자의 허락 없이 사무실 문을 열어주고 물건을 준 건가.
“건물주와 관리자한테 미안한 게 있었다. 그렇지만 JTBC가 가장 공정하고 사실에 입각한 보도를 한다고 생각해서 조금이라도 진실 규명에 협조를 하기 위해서 그랬다.”
JTBC에만 열어준 이유는 뭔가.
“언론에 대한 불신이 깊었는데 JTBC 손석희 사장은 믿었다.”

변호인과 검찰의 신문이 끝나자 최씨도 노씨에게 직접 질문했다. 그는 특유의 빠르고 공격적인 어투로 “굳이 사무실이 이사를 갔는데 JTBC 기자에게 협조를 해줬다는 게 이상하다. 뭔가 있다는 걸 알고 온 거 아니냐”고 물었다. 노씨가 답을 하기도 전에 최씨는 또다시 “아니 이사를 가서 아무것도 없는데 굳이 사건과 관련 있다고 들여보낸 게 이상하다”고 따졌다. 노씨는 최씨의 질문에 “그건 제가 모른다”고만 답했다.

한편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이날 김영재 원장 부부로부터 4900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에 대해 대가성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의 변호인은 “김 원장 부부로부터 에르메스 스카프와 명품 백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대가성이 없었다. 또 안 전 수석은 자신의 부인이 명절에 현금 500만원을 받은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김선미·송승환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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