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마오타이, 디아지오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비싼 술회사 등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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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타이 병 모양을 한 전망대.  [사진제공=구이저우성·마오타이 양조그룹]

마오타이 병 모양을 한 전망대. [사진제공=구이저우성·마오타이 양조그룹]

 중국을 대표하는 술 마오타이(茅台)가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술로 인정받았다. 마오타이의 시가총액이 세계 주류회사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역설적으로 중국 정부의 부정부패 척결이 주가 상승 요인

10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구이저우성에서 생산되는 마오타이는 지난 7일 상하이 증시에서 시가총액 715억 달러(약 81조5000억원)로 장을 마감했다. 조니워커와 수정방 등을 보유한 영국 주류회사 디아지오의 시가총액을 제치고 세계에서 기업 가치가 가장 높은 주류회사가 됐다. 마오타이 주가는 지난 1년간 55% 급등해 디아지오 주가 상승 폭의 두 배를 넘어섰다.

마오타이의 주가 상승은 역설적으로 중국 정부의 반부패 정책과 연관 있다. 마오타이는 중국 고위 관료들이 가장 즐겨 마시는 고급술로, 국주(國酒)라고 불리기도 한다. 매출의 95%가 중국 내에서 나온다.

2012년 말부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사치 향락과 부정부패 척결을 엄단하는 정책을 펴면서 마오타이 수요가 줄기 시작했다. 한때는 판매량이 50%가량 감소했다. 이에 따라 주가도 하락했다. 2012년 11월에 172.8위안(약 2만8000원)이던 마오타이 주가는 2014년 1월 91.2위안(약 1만5000원)까지 폭락했다. 한때 생산량의 30%가량이 정부가 주최하는 연회에서 사용됐는데, 이제는 1%에 불과할 정도로 정부 수요가 확 줄었다.  

이에 마오타이는 생산량을 줄여 대응했다. 2014년 마오타이는 3만8700t 생산됐으나, 올해는 2만6800t 생산할 계획이다.

마오타이 매출액 추이. [자료제공=블룸버그]

마오타이 매출액 추이. [자료제공=블룸버그]

마오타이가 다시 살아난 이유로 부정부패 척결로 중국 경제가 한층 견고해진 데다 기업의 수익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분석했다. 기업들이 연회비나 뇌물을 대거나 정부 관료의 친인척을 채용해줄 필요가 없어지면서 일종의 ‘세금’ 절감 효과를 얻었다는 것이다. 상하이에 있는 투자회사 관계자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기업들 입장에서는 약 10% 세금 감면 효과를 얻은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이익으로 직결된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의 한 애널리스트는 “중국 내 고소득자가 늘어나고 젊은층이 관심을 가지면서 바이주에 대한 개인 소비는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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