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권 SNS엔 "시리아 공습한 '아부 이방카'를 찬양하라"

중앙일보

입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시리아 공습을 단행한 뒤 아랍권 소셜미디어에선 트럼프 대통령을 극찬하는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아부 이방카 알-암리키’라는 아랍식 이름을 붙여 호감을 표하는 이들도 생겼다. ‘아부 이방카 알-암리키’는 ‘이방카의 아버지 미국인’이라는 뜻이다.  

아랍식 전통 모자를 합성한 아랍인 페이스북의 트럼프 사진. 아랍어로 '사랑한다'고 써 있다. [BASEL KARZOUN 페이스북 캡처]

아랍식 전통 모자를 합성한 아랍인 페이스북의 트럼프 사진. 아랍어로 '사랑한다'고 써 있다. [BASEL KARZOUN 페이스북 캡처]

SNS 사용자들은 트럼프가 아랍 전통 모자를 쓴 것처럼 사진을 합성한 사진에 ‘사랑한다’는 글을 덧붙이는가 하면, “오바마가 8년 동안 하지 못한 일을 몇 달만에 해냈다”며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라고 격찬하고 있다.
특히 독재자인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의 압제에 신음하던 시리아인들의 반응이 폭발적이다. “6년만에 처음으로 아사드 정권이 자신이 저지른 범죄에 책임을 지게 됐다”고 미국의 시리아 공습을 높게 평가했다.

"오바마가 8년 간 못한 일 트럼프가 했다" #'이방카 아버지' 뜻하는 아랍식 이름 붙여 #트럼프 시리아 공습 격찬하는 글 이어져 #"정치적으로 중동 이용한 것 뿐" 견해도

시리아를 공습한 트럼프를 극찬한 트위터. [트위터 캡처]

시리아를 공습한 트럼프를 극찬한 트위터. [트위터 캡처]

그러나 독재를 단행한 알아사드와, 그를 제압하기 위해 공습을 단행한 트럼프를 단순한 선악 구도로 봐서는 안된다는 견해도 있다.
시리아의 언론인인 라미 자라는 “시리아 사람들이 트럼프를 응원하는 건 아니다. 다만 아사드가 압제를 휘두를 힘을 약간이나마 잃게 됐다는 것이 좋은 것”이라며 보다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아랍의 언론인은 “트럼프는 미국 내에 문제가 있을 때 중동에 군사작전을 펴서 시선을 돌린다는 미국 정치의 마술같은 법칙을 재빨리 알아낸 것뿐”이라고 말했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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