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상황본부장'인선 때문에 민주당이 뒤집혔다는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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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주장해온 ‘당 중심 선대위’가 출발부터 삐걱이고 있다. 당 지도부가 7일 당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두고 강하게 충돌하면서다. 추미애 대표가 자신의 측근인 김민석 기획조정단장을 선대위 상황본부장에 앉히려 하자 일부 최고위원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추미애 대표는 이날 선대위 구성을 위한 비공개 회의에서 상황실장을 상황본부장으로 격상해 자신의 측근인 김민석 기획조정단장을 내정했다. 선대위가 당 중심으로 꾸려져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며 김 단장을 강하게 추천한 것이다.

이에 일부 최고위원들이 즉각 반발했다. "김 단장이 2007년, 2012년 대선을 경험하지 못해 긴박한 상황에 실시간 대응해야 하는 상황본부장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었다. 당초 문 후보 측에서 강기정 전 의원을 선대위 상황본부장으로 임명해달라고 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강 전 의원은 문 후보 경선 캠프에서 상황실장을 맡았다.

당 관계자는 “문 후보 측은 당 중심 선대위를 꾸리되 박병석 상임선대위원장, 강기정 상황실장, 임종석 비서실장 세 사람을 받아달라고 요구했는데 추 대표가 임 실장을 제외한 두 사람을 모두 거절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문 후보 측에서는 강기정ㆍ김민석 공동 상황실장도 제안했는데 이 역시 추 대표의 반대로 무산됐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회의장에서는 고성이 오갔고, 일부는 회의장을 박차고 나오기도 했다. 김영주 최고위원은 회의장에서 나와 “선대위 구성에 있어 최고위원들과 추 대표의 의견이 달라 오후에 (회의를) 하자고 했는데 (추 대표가) 지금 안을 강행한다고 해서 나왔다”고 말했다.


반면 추 대표 측은 "김 단장을 상황본부장으로 결정하는 것은 문 후보와 추 대표가 사전에 합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추 대표 측은 "문 후보가 당초 캠프에 임종석 실장을 영입할 때 김 단장에게도 중요한 역할을 맡기고 싶어 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워 미뤄진 것"이라며 "김민석 본부장 임명은 문 후보가 원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지도부는 논의 끝에 추 대표의 의견을 반영해 김 단장을 상황본부장으로 임명하기로 결정했다. 공동선대위원장엔 권인숙 명지대 교수가 임명된다.

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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