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선, 웃으며 듣다가 표정 어두워져…블랙리스트 알고 있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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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중앙포토]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중앙포토]

‘문화ㆍ예술계 블랙리스트’를 모른다고 했던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014년부터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알았다는 진술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조윤선 알고 있었다” #블랙리스트 증거, #법정서 공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 황병헌) 심리로 열린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 등 3인방의 첫 정식 재판에서 이와 같은 증거를 제시했다.

특검팀이 공개한 박준우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진술에 따르면 박 전 수석은 후임인 조 전 장관에게 전화로 블랙리스트 업무를 간단히 설명했다고 한다.

박 전 수석의 설명을 듣던 조 전 장관은 “수석님, 안 되겠네요. 시간 내서 만나주세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박 전 수석은 서울 시내의 한 이탈리안 식당에서 조 전 장관을 만나 블랙리스트 업무, 즉 ‘민간단체 보조금 TF’ 등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수석은 당시 상황에 대해 “처음에는 웃으면서 듣던 조 전 장관도 나중에는 표정이 어두워졌다”며 “조 전 장관이 ‘이런 일을 다 해야 하느냐’고 물어서 ‘대통령이 여러 가지를 직접 챙긴다’고 답해줬다”고 진술했다.

특검은 조 전 장관이 조사 과정에서도 블랙리스트를 전혀 알지 못한다고 해 정관주 전 문체부 차관과 신동철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과 대질 조사를 했다.

이 자리에서 정 전 차관 등은 “조 전 장관이 보고를 받은 게 맞고 다 알고 있다”고 대답했다고 특검은 설명했다.

지난 2월28일 재판에서 조 전 장관 측은 “블랙리스트 등을 이용해 정치적ㆍ이념적 잣대로 지원에 차별을 둔 것에 대해 당시 정무수석이자 전 문체부 장관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국민들께 사과드린다”면서도 “당시 정무수석이었지만 지원배제 조치 등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김 전 장관 등과 같은 혐의로 기소된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에 대한 첫 공판은 오는 6일에 열린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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