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선거인단 동원' 잡음…"직능단체 줄 세우기 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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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의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 직능단체들을 동원했다는 잡음이 일고 있다.


국민의당은 30일 김재두 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민주당의 경선 선거인단 모집에 직능단체 줄 세우기가 도를 넘어섰다”며 대한간호협회가 민주당 선거인단 모집에 나선 정황을 공개했다.

국민의당에 따르면 대한간호협회는 홈페이지에 ‘클린정치 캠페인 국민 선거인단 참여’ 페이지를 개설했다.

페이지에 들어가면 민주당ㆍ자유한국당ㆍ국민의당ㆍ정의당을 선택해 국민경선에 참여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참여 가능한 곳은 민주당 뿐이다. 다른 정당을 선택하면 ‘아직 경선이 시작되지 않았습니다’란 안내창이 나온다. 사실상 민주당 선거인단 모집에만 응할 수 있게 해둔 셈이다.


민주당 경선에 참여하면 이름과 연락처, 주소 등 개인정보와 함께 ARS 인증번호까지 적도록 했다.

국민의당은 “직능단체 줄 세우기가 오죽 했으면 정치적인 활동과 전혀 상관없는 대한간호협회가 이렇게 특정 정당을 위해 공개적으로 선거인단을 모집하겠느냐”고 꼬집었다.

대한변리사회도 민주당 경선 선거인단 모집에 활용됐다는 의혹을 샀다.

채널A 보도에 따르면 변리사회는 지난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주당 직능단체총괄본부장인 전현희 의원과 만난 뒤 선거인단 500명을 모집해 명단을 민주당에 전달했다.

채널A는 변리사회 임원들의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오간 대화를 인용해 변리사회가 민주당의 요구를 받았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들의 선거인단 명부에도 ARS 인증번호가 등장했고, 추천자 이름을 적도록 했다고 채널A는 전했다.

전현희 의원은 "변리사회에 선거인단 모집을 요구한 적은 없다"며 "간호협회가 선거인단 참여 캠페인을 벌인 것도 민주당과는 관련 없다"고 말했다.

양순필 국민의당 수석부대변인은 “호남에서만 무효표 10만이라는 말도 안 되는 수치의 원인이 동원된 선거인단의 이탈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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