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를 읽고] 유행병 된 인터넷언어 신문에선 사용 자제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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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매일 인터넷에 올라온 수많은 글들을 보고 너무나 허탈한 생각이 들곤 한다. 매스컴에서도 간간이 지적을 하지만 도무지 뜻을 알 수 없는 은어나 글씨들이 유행병처럼 만연돼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데 7일자 중앙일보 스포츠 2면에 '김병현ㅋㅋ'라는 제목을 보고 나는 몇번이고 내 눈을 의심했다.'카카'라고 표현한 것인지 '크크'라고 표현하는 것인지. 우리 국어는 표준어 자음 19개와 표준어 모음 21개가 어법에 맞게 표기하는 것을 원칙으로 돼 있다. 또한 한문과 영문은 그 뜻이 한글 표현으로 부족할 때에만 사용해야 되지 않을까.

글이나 말 역시 시대가 변하면 환경에 따라 조금씩은 변형돼 가겠지만 공공의 다수가 읽는 매체에서는 표준말을 써야 하는 책임이 있다. 또한 채팅어가 암묵적으로 사회에서 이해된다고 해도 표준어를 쓰는 것이 전문적으로 훈련받은 언론인의 올바른 자세가 아닌가 싶다.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줘야 할 신문에서 이처럼 고의적으로 유행을 따라가는 은어를 사용하는 것은 정말 바람직하지 않다. 이러고도 한글날에는 우리글과 말을 사랑하자고 쓸 건지 궁금하다. 신문 윤리강령 제7조 언론인의 품위에는 이렇게 쓰여 있지 않은가. '…바르고 고운 언어생활을 이끄는 데 앞장설 것을 다짐한다'라고.

송형택.전북 전주시 덕진구 서노송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