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행정장관에 강경 친중파 캐리 람 당선…첫 여성수반 탄생

중앙일보

입력

26일 실시된 홍콩 행정장관 선거에서 강경 친(親)중국파인 캐리 람(林鄭月娥ㆍ59ㆍ여) 전 홍콩 정무사장(총리격)이 선출됐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간접선거로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캐리 람 전 사장은 투표에 참여한 선거인단 1194명의 과반을 크게 웃도는 770표 가량을 얻었다. 2위를 차지한 온건 친중파 존 창(曾俊華) 전 재정사 사장(재정장관격)은 300여 표에 그쳤다.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게되면 결선 투표없이 당선이 확정된다. 5대 행정장관이 되는 캐리 람이 오는 7월 취임하면 역대 첫 여성 행정장관이 된다.

26일 간접방식의 체육관 선거 실시 #선거인단 1194명 중 람 770표 얻어 #여론조사서 앞섰던 존 창은 2위

캐리 람은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왔다. 따라서 선거 전부터 당선이 거의 확실시됐다. 캐리 람은 지난 2014년 홍콩의 민주화운동인 ‘우산혁명’ 당시 시위대를 강제 해산시켜 베이징 정부로부터 큰 신임을 얻었다. 반면 존 창은 최근 SCMP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47%를 기록해 캐리 람(30%)보다 앞섰지만 간접선거 방식을 극복하지 못하고 고배를 마셨다.

한편 이날 홍콩 도심에선 수천명이 모인 가운데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전날에도 범민주파 시민단체인 민간인권진선(民間人權陣線)은 10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도심에서 베이징 당국의 홍콩 선거 개입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우리 정부는 스스로 결정한다”고 외치며 행진을 벌였다.  최익재 기자 ij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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