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꿈은 저 만의 것이 아니에요"

미주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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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은 빛이다.

일가족 총격 생존자 김빈나씨
사건 발생 11년째 근황 인터뷰
카피라이터 꿈 좇아 뉴욕행
학비 마감 코앞…후원 기다려

빛을 따라 걷다 보면 언젠가 꿈에 닿을 수 있을까.

지난 2006년 4월 8일 LA한인타운 아파트에서 발생했던 일가족 총격사건의 유일한 생존자 김빈나(27.사진). 홀로 남은 세상에서 꿋꿋하게 선 지 곧 11년째가 돼간다.

근황이 궁금했다.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지난 17일 전화를 통해 요즘 생활을 물었다. 현재 그는 뉴욕에서 '카피라이터'가 되기 위해 꿈을 좇고 있는 중이다.

로욜라 프리몬트 대학(커뮤니케이션 전공)에서 학사 학위를 받고 직장 생활을 하다가 1년 전 뉴욕의 마이애미 애드 스쿨 대학원에 지원해 합격했다.

"뉴욕에 오기 전 이곳에서 살아가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어요. 하지만, 꿈을 품고 있었기에 이 길을 선택했죠."

홀로 서는 일은 쉽지 않았다. 당시 사건으로 인한 트라우마와 편견 어린 시선 때문에 좌절한 적도 많았다. 그의 아버지 김상인(당시 55세)씨는 생활고를 견디지 못하고 아내와 두 아이에게 총을 쏘고 자살했다. 엄마와 남동생은 숨졌고, 빈나는 총에 맞고도 살아남았다.

남들은 기적이라고 했지만 정작 그는 때때로 고통스러웠다. 총상 후유증으로 얼굴 우측 근육이 마비되는 신체적 장애 때문에 놀림거리가 되기도 했다.

그때마다 용기를 얻을 수 있었던 건 주변의 응원과 이름 모를 한인들이 뻗친 도움의 손길 덕분이었다.

"제 꿈은 저 혼자만의 것은 아니에요. 먼저 떠난 가족을 위해서라도, 저를 지지해주고 응원해주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꿈을 꼭 이룰 거라고 다짐해요."

하지만 빈나에게 꿈은 멀고도 험하다. 총상 후유증에 걷기조차 불편하다. 그래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도 어렵다.

비싼 뉴욕의 물가와 학비는 꿈을 가로막는 현실적인 장애물이다. 언젠가는 꿈에 닿을 수 있다고 스스로 위로해보지만 요즘은 특히 더 가족들의 얼굴이 아른거린다.

"친구 부모님을 만날 때, 살아가기가 한없이 막막해질 때…가족들이 그리워 가슴이 저려요."

요즘 고민을 물었다. 선뜻 답하지 못하고 망설이던 그는 "곧 학기 등록 마감일이 다가온다"고 했다.

학비를 제때 못낸다면 빈나의 꿈은 어디로 향하게 될까. 어두울수록 빛나기에 꿈인 걸까.

빈나는 지금 누군가의 응원을 기다리고 있다. 꿈은 꼭 이루어진다.

▶후원:(213)386-2630, 체크 기부처:(Pay to The Order) Happy Village, 메모란에 Donate to : BinnaKim Project>라고 기재, 주소: 690 Wilshire Place, Los Angeles, CA 90005

김지윤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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