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9시 23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했다. 짙은 남색 코트 차림으로 차량에서 내린 박 전 대통령은 차분한 표정을 짓고 포토라인 위에 섰다.
박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이 전날 '대국민 메시지'를 낸다고 밝힌 만큼 많은 국민들의 주목을 받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는 짧은 메시지를 남기고 검찰청사 정문으로 들어섰다.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습니다."
박 전 대통령이 검찰 출두를 앞두고 밝힌 육성 메시지는 29자 발언에 8초가 걸렸다. 박 전 대통령 측 손범규 변호사(50·사법연수원 28기)는 SBS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국민 여러분에 대해서 전할 메시지는 다 전달된 것이라고 본다"며 "길게 얘기하는 순간 오히려 오해와 억측을 낳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을 고려한 것이 아니겠냐는 분석도 나온다. 구속영장이 청구되면 혐의를 공개 부인한 것이 영장심사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노태우·전두환·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검찰 조사를 받은 네 번째 전직 대통령이 됐다.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검 중수부 소환 이후 7년11개월 만의 일이었다. 박 전 대통령은 오후 11시40분까지 약 14시간(휴식·식사 시간 포함) 동안 피의자 신문을 받았다. 그는 신문조서 검토와 서명날인을 마치고 자정 이후에 귀가했다. 김수남 검찰총장은 22일 수사팀 보고를 받고 금명간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한다.
온라인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