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누구도 자기 집 대문앞에서 하루 종일 소란피우는 걸 원치 않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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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누구도 자기 집 문 앞에서 온종일 시끄럽게 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며 관련 국가간의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을 촉구했다. 또 "중국은 핵 비확산 체제의 단호한 수호자로 시종일관하고 있다"며 "중국은 유엔에서 통과된 한반도 문제 관련 결의를 전면적이고 엄격하게 집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리 총리는 1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 직후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연례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북핵 문제 관련 질문에 대해 ^한반도 비핵화 실현 ^한반도 평화안정 유지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 등 중국의 기존 원칙을 밝힌 뒤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이어 최근 한반도 주변 정세와 관련해 "한반도 나아가 동북아에 일련의 긴장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 긴장은 충돌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고 관련 각국에 모두 손해를 끼칠 것"이란 인식을 밝힌 뒤 "우리는 각국이 공동 노력해 긴장 분위기를 끌어내리기를 희망한다. 모두가 대화의 궤도로 돌아와 최종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리 총리의 이같은 발언은 지난 8일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에 대해서는 핵·미사일 실험의 중단을 촉구하는 동시에 한국·미국에 대해서는 군사훈련의 중단을 촉구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의 제안을 재차 강조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어 "상식적으로 말하면 누구도 자기 집 문 앞에서 하루 온 종일 쉬지 않고 소란피우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말로 답변을 맺었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체계 배치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미·중 관계에 대해서는 낙관적 인식을 보였다.
리 총리는 또 "미국과 중국 양국이 정상회담을 위해 긴밀히 소통하고 있고 양국 외교당국이 회담 의제 등을 조율하고 있다"며 "미·중 관계에 온갖 어려움이 있지만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갈 것이며 양국 협력관계에는 아무런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미·중 관계의 마지노선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하나의 중국' 원칙이라고 답한 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새 행정부 고위 관료들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한다고 명확히 밝혔다.이는 미·중 관계의 정치적 기초이고, 어떤 상황에서도 변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리 총리는 미국과 무역 불균형 문제에 대해서는 "중국과 미국의 무역 불균형이 크지만, 기업 이익의 90%는 미국 기업이 가져가고 중국 기업의 이익률은 2∼3%에 불과하다"며 "중미 무역과 투자로 지난해만 미국에 100만 개의 일자리가 생겼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양국은 일자리 문제, 환율 문제, 안보 문제에서 의견이 일치되지 않지만, 계속해서 소통을 강화하고 서로 대화를 통해 상호 이해를 늘려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제 운용과 관련해서는 올해 성장율 목표를 6.5%로 설정한 배경을 설명한 뒤 "중국 경제는 중고속 안정 성장을 계속할 것"이라며 "중국 경제의 최대 도전은 성장을 멈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보호무역주의의 대두와 관련해서는 "중국은 일관되게 대외 개방을 계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예영준·신경진 특파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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