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남편과 결혼할 분 찾습니다” 그 동화 작가 끝내 하늘나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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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에이미 크라우즈 로즌솔과 그의 남편 제이슨 브라이언 로즌솔. [ABC 방송 캡처]

에이미 크라우즈 로즌솔과 그의 남편 제이슨 브라이언 로즌솔. [ABC 방송 캡처]

“제 남편과 결혼하실래요?”

난소암 3년 투병 중 NYT에 기고 #새로운 사랑 찾아주려 ‘마지막 선물’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글로 잔잔한 감동을 줬던 미국의 베스트셀러 동화작가 에이미 크라우즈 로즌솔(사진 왼쪽)이 13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났다. 51세.

마음을 훈훈하게 하는 동화책으로 인기를 끌었던 로즌솔이 난소암을 판정받은 건 2015년이었다. 남편과 세 자녀를 위해 최선을 다해 투병했지만 병세는 점점 악화됐다. 이달 초 로즌솔은 자신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직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남편에게 새로운 사랑을 찾아주기로 마음먹고, 지난 3일 뉴욕타임스(NYT)에 특별한 칼럼을 기고했다. 제목은 ‘당신은 제 남편과 결혼하고 싶어질지 몰라요’였다.

그는 이 글에서 “나는 지난 26년간 가장 특별한 남자와 결혼 생활을 했다”며 “다음 26년도 그와 함께일 줄 알았고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었지만, 내가 세상에서 살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적었다. 이어 “내 남편 제이슨 브라이언 로즌솔(오른쪽)은 아주 훌륭한 아버지이자 팬케이크도 뒤집을 수 있는 남자였다”며 남편이 얼마나 자상하고 따뜻하며 사랑스러운 사람인지를 구구절절 써내려갔다. 로즌솔은 또 “강한 진통제 때문에 고통스럽지만 제이슨을 위해 이 글을 쓰고 있다”며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은 좋은 사람이 이 글을 읽고 내 남편을 알게 돼 또 다른 러브스토리가 시작되는 것”이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이 칼럼은 온라인에서만 450만 클릭 수를 기록하며 수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이후 많은 이가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지만 로즌솔은 결국 하늘나라로 떠났다. 그의 부고에 동료 작가 존 그린이 “탁월한 작가이자 너무나 좋은 친구였다”는 트윗을 올리는 등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터프츠대학교를 졸업한 후 광고업계에서 일하다 동화작가로 변신한 로즌솔은 단편 영화를 만들고, NYT 등에 기고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해왔다. 30여 권의 동화책을 펴냈고 『쿠키 한 입의 인생 수업』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너에게』

『정리 대장 꿀돼지』 등은 국내에도 번역돼 출간됐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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