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배구 탈락' 우리카드, 절반의 성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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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우리카드 파다르가 공격하고 있다. [사진 우리카드]

프로배구 우리카드 파다르가 공격하고 있다. [사진 우리카드]

장충의 봄날은 아쉽게도 오지 않았다.

만년 꼴찌에서 최고 2위 돌풍...5위로 마무리

프로배구 우리카드가 1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KB손해보험과의 홈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2-3(23-25, 26-24, 20-25, 15-10)로 졌다. 우리카드는 17승19패(승점55)로 5위로 이번 시즌을 마감했다. KB손해보험은 14승22패(승점43)을 기록하며 6위로 마무리했다.

올해로 창단 8시즌째인 우리카드는 3위까지 진출할 수 있는 플레이오프에는 탈락했다. 하지만 '만년 꼴찌'로 불렸던 우리카드는 이번 시즌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

우리카드는 2014~2015 시즌에는 고작 3승(33패)을 거뒀고, 지난 시즌에도 7승(29패)으로 두 시즌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다. 너무 지다보니 선수들은 패배의식에 휩싸여 코트 안에서 맥없이 물러났다.

하지만 이번 시즌 우리카드는 외국인 공격수 파다르와 토종 에이스 최홍석을 주축으로 힘있는 공격을 선보였다. 파다르는 이날도 양 팀 통틀어 최다인 33점을 올렸다. 최홍석도 13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다른 선수들도 이기는 경기가 많아지면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우리카드는 이번 시즌 최고 2위까지 오르며 돌풍을 일으켰다. 서울을 연고로 하는 우리카드가 잘 나가면서 프로배구 관중도 늘었다. 이번 시즌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의 홈 18경기를 찾은 총 관중은 5만178명이었다. 평균 2788명으로 지난 시즌(평균 2411명)보다 약 400여명이 늘었다. 만원(3910명) 관중을 훌쩍 뛰어넘어 4000명 이상이 들어온 경기는 2경기나 됐다.  

그런 우리카드는 시즌 막판에 치열한 순위 경쟁이 펼쳐지면서 밀려났고 결국 '창단 첫 플레이오프 진출' 꿈은 물거품이 됐다. 김상우 우리카드 감독은 "너무 아쉽다. 모든 걸 다 걸고 준비했는데 힘이 부족했다. 시즌 초반에는 세터 김광국이 빠른 토스를 했고, 최홍석의 블로킹 득점으로 승수를 쌓았다"며 "그러나 국내 에이스 싸움에서 밀리면서 플레이오프 진출을 못했다. 그래도 의미있는 건 선수 개개인의 기량이 작년보다 올라왔다. 조직력이 좋아졌고 자신감도 생겼다"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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