몌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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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버들가지를 꺾는다」(절유)는 말은 한나라때부터 유행했다.
장안사람들은 머나먼 서역으로떠나는 사람들을 위수까지 나와전송했다.
밤새 주연을 베풀고 다리에 나와 버들가지를 꺾어주며 이별을 아쉬워했다.
그때부터 절유는 육형의 뜻을 갖게됐다.
그런 이별의 슬픔을 당대의 시인 왕유는『위성의 아침비가 먼지를 씻어주니/여관 앞뜰의 버들빛이 더욱 푸르구나/자아 이 술한잔 더하고 떠나게./양관을 나서면 친구도 없을텐데』하고 읊었다.
친구의 이별은 이처럼 애틋하고 괴로운 것이다.
이별의 아픔을 인생苦의 하나로 본 견해도 있다.
불교에서는 애별이고를 특별히 괴로운 것으로 평가했다.
그래서「만난 사람은 반드시 헤어진다」(회자정리)고 인식시켜 이별의 아픔을 덜어주려하고 있다.
하지만 애별이고는 사랑의 소산이다. 사랑이 없고 정이 없는사이에선 이별이 특별히 아플리없다. 마음에 새겨두지 않고 손만 흔들면 그만일 뿐이다.
함께 모여 일하다가 뜻이 달라 헤어져야 하는 상황의 이별도 아마 그런 유일 것 같다.
다시 만날지 못만날지 모르는작별이란 의미에선 결별이겠지만 정이 없다는 점에선 시원섭섭한 헤어짐일 것 같다.
『설문해자』에 보면「별」자는 분해를 뜻한다. 살을 에면 뼈가 나오듯 칼로 갈라낸다는 뜻이다.
그처럼 매몰차고 사나운 만큼소매를 잡고 섭섭해 하는 결별이되긴 어려울것 같다.
민주당의 두김씨 계보가 분열할 계제에 왔다. 그들의 결별은 예상되기는 했지만 어쩐지 씁쓸한 느낌을 남긴다.
민주화의목적을 위해 함께 모이긴 했지만 이념과 주장과 이해가 다른 사람들끼리 억지로 붙어있게만 한다고 정이 생길것 같지도 않다.
절유의 아픔은 없겠지만 그렇다고 원수처럼 서로 눈을 흘기기만이라도 하지 않았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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