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승희의원 → 정면 충돌 ← 송광수검찰총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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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가혹행위를 밝히기 위해 수사팀을 전면 교체해야 한다." (민주당 咸承熙 의원), "강압수사의 근거를 대라. 내가 책임지겠다." (宋光洙 검찰총장)

12일 고(故) 정몽헌 회장에 대한 가혹수사 문제를 놓고 민주당 咸의원과 宋총장이 정면충돌했다. 咸의원은 사시 22회의 특수부 검사 출신이고 宋총장은 사시 13회다.

전날 국회 법사위에서 이 문제를 처음 제기했던 咸의원은 이날 본회의 5분발언을 통해 공격수위를 한단계 높였다.

咸의원은 "정몽헌 회장에 대한 수사과정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가혹행위가 있었는지, 사흘 동안의 검찰수사에서 鄭회장이 어떤 내용을 증언했는지, 자살 직전 현대사옥에 들어간 鄭회장이 누구와 접촉 혹은 통화했는지 등 세가지가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咸의원은 또 "내가 어제 법사위에서 했던 발언에 대해 몇시간도 안돼 검찰이 대립구조식 언론플레이를 한 것과 같은 태도를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찰 일각에서 '咸의원이 여론을 일으켜 현대 비자금 수사를 위축시키려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을 지적한 말이다.

咸의원은 또 기자들에게 "가혹행위의 제보자는 정몽헌 회장의 사장급 측근들과 같은 자리에 있었던 책임있는 공인이지만 실명은 밝힐 수 없다"고 했다.

그는 "鄭회장 변사사건의 담당자가 서울지검 소년부 말단 검사인데 대검 중수부의 가혹수사가 사실이라면 제대로 맞서 조사할 수 있었겠느냐"며 의문을 계속 제기했다.

최근 '정치권에 맞대응하지 말고 수사로 말하라'고 후배 검사들에게 충고했던 송광수 검찰총장도 이날만은 가만 있지 않았다.

宋총장은 출근하면서 기자들에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겠느냐. 내가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국회의원의 발언에 이렇다 저렇다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법률이 검찰에 부여한 권한이자 의무인 비리수사에 대해 근거없이 '검찰 공화국'이니 '검찰 독재'니 하는 것은 걱정스럽다"고 했다.

宋총장은 또 "지난주 불행한 일(鄭회장 자살사건)이 없었다면 (권노갑씨 수사가)진작 시작됐을 것"이라며 咸의원의 강압수사 주장과 權씨 체포와는 관계가 없음을 강조했다.

강갑생.강주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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