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통학차량에 갇혔던 7세 여아…행인이 구조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7월 광주에서 찜통 버스에 어린이가 방치돼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전남 광양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던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28일 광양교육지원청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오전 광양의 한 어린이집에서 원생 A(7)양이 45인승 통학버스에서 내리지 못하고 30여 분 동안 갇혔다가 행인들의 신고로 구조됐다.

당시 인솔교사 B(26·여)씨와 버스기사 C(63)씨는 잠든 A양을 발견하지 못하고 짙게 선팅이 된 차 문까지 잠그고 하차했다. 다행히 잠에서 깬 A양을 지나가던 행인이 발견해 30여 분 만에 구조했다.

하지만 어린이집은 이 같은 사실을 관할 교육청에 알리지 않다가 A양의 학부모가 항의하자 지난 23일께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에 착수한 교육지원청은 어린이집 측이 통학 버스에 비상벨과 정차를 알리는 날개형 안전시설물 등을 설치하지 않고 운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양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사건 발생에 대해 관련자들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며 “어린이집 등에 관해서도 규정을 지키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면 행정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7월 광주에서는 유치원에 가려고 통학 버스에 탔던 4살 어린이가 불볕더위 속에 8시간 넘게 방치돼 아직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당시 어린이를 찜통 버스에 방치한 유치원 인솔교사와 버스 운전사 등은 1심에서 금고형을 선고받았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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