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녹 안스는 차 강판' 국내 첫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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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하이스코가 20년간 녹슬지 않는 자동차용 강판을 개발해 양산체제에 들어간다. 이 회사는 자동차 제조과정에서 별도의 녹 방지 처리가 필요없는 프리실드(Pre-sealed) 강판을 업계 처음으로 개발해 양산체제를 구축한다고 1일 밝혔다.

차세대 자동차용 강판으로 불리는 프리실드 강판은 제조과정에서 강판 안팎의 녹을 미리 방지하는 도장을 한 제품이다. 자동차 회사가 이 강판을 쓰면 이음매와 빈틈을 충진재로 메우고 왁스 등을 바르는 과정을 생략해 생산성을 높이고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 또 기존 강판에서 평균 6년 정도인 녹 방지 보증기간이 최대 20년까지 늘어나 자동차의 내구성이 커진다. 도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해가스가 줄어 환경보호에도 도움이 된다.

현대하이스코는 시장 선점과 기술 축적을 위해 올해 양산체제를 구축하고 내년부터 자동차 제조업계에 이 강판을 본격 공급할 예정이다. 철강업계는 프리실드 강판의 국내 시장 규모가 2014년 1조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했다.

프리실드 강판은 이미 다임러크라이슬러와 벤츠.BMW 등이 고급 자동차용 강판으로 사용해 왔다. 하지만 근래 폴크스바겐이'골프'모델에 이 강판을 적용하는 등 쓰임새가 일반 차종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국내에선 아직 도입되지 않았지만, 현대자동차가 세계적 명차를 만들겠다는 야심으로 개발 중인 신형 고급차'BH 프로젝트'에 이 강판을 적용할 계획이다.

이 때문에 국내 철강업계는 이 제품의 개발을 서둘러왔다. 현재 현대하이스코 외에도 포스코가 시제품을 개발하고 전남 광양공장에 생산라인 설치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하이스코는 1999년 자동차 소재 사업 진출 이후 외판용 아연도금 강판, 맞춤 재단 용접 강판 등을 국내 처음 생산하기 시작했다.

현대하이스코 천원호 팀장은 "프리실드 강판은 국산 차의 품질 향상과 고급화는 물론 환경보호를 중시하는 수출환경에도 부응할 수 있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나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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