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 복권 김정일 권력운용 변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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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택 북한 노동당 제1부(副)부장이 복권됐다. 장 부부장은 28일 국방위원회가 평양에서 주최한 설 연회에 얼굴을 드러냈다. 2003년 10월 공개행사에 참석한 이후 2년3개월 만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은 노동당 조직지도부의 책임자(부장은 공석)로 조직과 인사 문제를 총괄해 온 핵심 실세다. 2002년 10월에는 북한 경제시찰단으로 남한을 방문했다. 그가 공개석상에서 사라지자 권력욕을 부리다 김 국방위원장의 눈밖에 나 숙청됐다거나 휘하 직원 가족들의 호화판 결혼 등 비리로 그와 측근들이 쫓겨난 것이란 등의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통일부도 그의 인물파일에 신병.가택연금.좌천 등 각종 설이 있다고 올렸다. 그렇지만 그는 노동당 당학교 등에 머물며 근신 수준의 처분을 받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정보관계자는 30일 "장성택의 복귀는 1995년 조직지도부 책임자를 맡기 이전부터 노동당 내 조직.인사를 오랫동안 챙겨 온 그의 경륜과 능력을 김정일 위원장이 여전히 필요로 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도 자신이 각별히 챙겨 온 여동생(김경희 당 경공업부장)의 남편을 내친 데 따른 부담이 있었을 것이란 얘기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6월 정동영 당시 통일부 장관과의 비공개 면담 때 "장 부장(부부장)은 폭탄주로 몸을 버려 한동안 쉬도록 했다"며 복귀를 시사한 바 있다. <본지 1월 13일자 6면>

장성택이 조직지도부로 복귀했는지는 즉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북한 중앙방송은 "노동당 제1부부장들인 이용철.장성택.이재일 동지가 참석했다"고만 전했다. 일각에서는 그가 근로단체와 평양시 건설을 담당하는 노동당 전문부서의 책임자로 부임했다는 관측도 내놓는다. 그러나 국가정보원의 대북 인물파일에는 여전히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으로 돼 있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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