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200억대 재벌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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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거 박찬호(30.텍사스 레인저스)의 뒤를 잇는 한국 역사상 두번째 '스포츠 재벌'이 탄생한다.

이번 주말께 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즈에 입단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승엽(27)이 계약서에 사인을 하는 것과 동시에 '스포츠 재벌 등록'을 보장받았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9년 동안 20억 원 정도를 번 이승엽은 메이저리그의 꿈을 일정 기간 접은 대신 만 30세가 될 때까지 최소 200억 원에 이르는 거금을 벌게 됐다.

일단 이승엽은 롯데로부터 2년 간 100억 원에 이르는 돈을 받게 된다. 2004년과 2005년 연봉 각각 33억 원(3억 엔)과 계약금 22억 원(2억엔)을 비롯해서 각종 인센티브 등을 포함한 금액이다.

현 추세대로라면 2년 후 일본에 잔류하게 될 경우 또 한번 최소 100억 원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에 2년 후 진로를 바꿔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이승엽 돌풍'을 일으키면 일본 프로와는 차원이 다른 몸값을 받을 수 있다.

박찬호처럼 한 해 연봉만 100억 원이 넘는 선수가 된다. 최악의 경우 실패해 한국 프로야구에 돌아와 삼성과 다년 계약을 해도 100억 원을 받는 것은 문제없다. 유니폼을 벗을 때까지 최소한 200억 원은 보장된 셈이다.

이 정도면 이승엽을 스포츠 재벌이라고 불러도 전혀 손색이 없다. 지난 94년 미국으로 진출한 박찬호는 지금까지 약 360억 원(3000만 달러)을 벌었다. 텍사스와 2006년까지 계약돼 있어 확보된 수입 총액은 960억원(약 8000만 달러)에 이른다. 보스턴의 김병현도 지금까지 약 72억 원(약 600만 달러)을 손에 쥐었다. 현재의 페이스와 성적을 계속 유지한다면 김병현도 앞으로 수백 억 원을 더 벌어들일 전망이다.

롯데가 이승엽에게 보장하는 생활 수준도 그야말로 재벌 부럽지 않다. 우선 이승엽에게는 도쿄만이 내려다보이는 전망 좋은 집이 주어진다. 물론 마린즈가 제공하는 집으로 월세만 550만 원(약 50만 엔)에 이른다. 일본 직장 대졸 초임 기준 두달치 월급의 집세이다.

재벌그룹 회장 부럽지 않은 승용차도 제공된다. 현재 롯데는 이승엽에게 메르세데스 벤츠 최고급 클래스를 사 줄 예정이다. 벤츠 S클래스 600시리즈의 경우 국내 가격으로 2억 3100만 원에 이른다.

CF 수입도 상당할 것이 확실하다. 특히 롯데는 일본뿐 아니라 한국에도 제과부터 호텔, 백화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업체를 갖고 있다. 광고 모델로 이승엽이 '딱'인 셈이다. CF로만 수십 억원을 벌어들일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스포츠 재벌'이라는 표현도 잘 어울리는 이승엽이다.

일간스포츠=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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