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호 개막전 '왕따'… 9승 디키 선발나설듯

중앙일보

입력

4년 연속 지구 꼴찌에 머문 '코리안 특급' 박찬호(31)가 뛰고 있는 텍사스 레인저스의 2004시즌 개막전 선발 투수는 과연 누가 될 것인가. 그동안의 경험이나 연봉으로 보면 당연히 에이스인 박찬호의 몫이다. 하지만 박찬호가 텍사스 유니폼을 입은 이후 2년 동안 부상으로 부진, 박찬호를 2004시즌 개막전 선발 투수로 꼽는 이는 보이지 않는다.

텍사스 지역 신문인 <스타 텔레그램>의 T.R.설리번 기자는 12일(이하 한국시간) '레인저스가 2002시즌 사실상 에이스 노릇을 했던 프리 에이전트 좌완 투수인 케니 로저스를 약 18억 원(150만 달러)에서 24억 원(200만 달러)에 다시 데려오지 못한다면 현재로선 작년 시즌 9승(8패)을 기록한 R.A.디키가 2004시즌 개막전 선발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30세의 디키는 지난 해 전반기에는 불펜요원으로 활약하다 후반기에 선발로 등판한 늦깎이 우완 투수로 방어율은 5.09를 기록. 텍사스에서 주로 뛴 40세의 케니 로저스는 지난 해 재계약에 실패한 뒤 미네소타에서 13승 8패, 방어율 4.57를 기록한 베테랑이다.지난 5일 텍사스 구단 홈페이지가 제1선발로 지난 해 10승으로 팀내 다승 2위였던 콜비 루이스를 꼽은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구단 홈페이지는 박찬호를 제4선발로 예상했다.

평균 연봉 156억 원(1300만 달러)의 박찬호가 아직까지 재기 여부 불투명으로 개막전 선발에서 밀린다고 하더라도 9승내지는 10승짜리 투수가 개막전 선발로 나선다는 것은 창피한 일이다. 9승 투수인 디키가 개막전에 등판하면 지난 해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최하위 승률을 기록했던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 함께 동급을 이룰 전망이다.

디트로이트는 개막전 선발로 지난 시즌 9승 21패를 기록했던 마이크 마로스가 유력하다.

알링턴=박선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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