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새 기술 실험키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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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행정부는 1970년대 이후 위험하다는 이유로 중지해 온 폐기 핵연료 재처리를 재개하기로 하고 첫 조치로 새로운 재처리 기술을 실험할 계획이라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26일 보도했다. 이는 유가 인상에 대응하기 위해 핵발전 사업에 시동을 걸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이 신문은 밝혔다.

신문은 미 행정부가 새로운 재처리 기술 실험을 위해 2007회계연도 예산에 2억5000만 달러를 반영하기로 결정했다며 이 계획이 다음 주 초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올해 국정연설에 포함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부시 행정부가 실험을 검토 중인 폐기 핵연료 재처리 신기술은 일리노이주의 아르곤 국립연구소가 개발한 'UREX+'라는 것으로 이미 사용된 폐연료에서 플루토늄과 다른 방사성 물질을 빠른 속도로 제거해 이를 핵 발전소용으로 재활용할 수 있지만 핵무기로 만들기는 어렵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지하 저장소에 묻히는 폐기 핵연료의 양을 크게 줄일 수 있어 핵 발전소 건설이 촉진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테러리스트나 특정 국가가 폐연료에서 방사성 물질을 뽑아 핵무기를 만들 가능성도 없어진다.

이에 따라 미 행정부는 제너럴일렉트릭(GE) 등 미 기업들이 재처리를 위해 폐연료를 미국이 수거해 간다는 조건으로 개발도상국에 핵 발전소나 핵연료를 판매할 수 있게 지원할 것이라고 신문은 전망했다. 하지만 아르곤 연구소의 필립 핑크 박사는 "이 기술이 실용화하려면 실험을 통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미 에너지부 관계자들은 2001년 9.11 테러 이후 폐연료봉에 대한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이 야기할 피해를 우려해 왔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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