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데이 새장 효과’ 덕에 무사…제주발 아시아나 ‘낙뢰’ 사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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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항 중 낙뢰를 맞은 항공기는 많지만 패러데이 새장 효과 덕에 피해를 입는 예는 극히 드물다. [중앙포토]

운항 중 낙뢰를 맞은 항공기는 많지만 패러데이 새장 효과 덕에 피해를 입는 예는 극히 드물다. [중앙포토]

10일 오전 7시 12분 제주를 출발해 김포로 향하던 아시아나 OZ8900편이 이륙하는 과정에서 낙뢰를 맞는 사고가 발생했다.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이 비행기는 이륙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낙뢰를 맞은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항공기에는 135명의 승객이 타고 있었지만 기체에 이상이 없어 김포에 무사히 도착했다.

항공사 측은 “이륙하고 나서 낙뢰를 맞았지만 항공기에 안전장치가 있어서 별 문제는 없었다”며 “승객들은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김포공항에 도착한 항공기는 현재 점검을 받는 중이다. 이로 인해 오전 9시55분 아시아나 항공편 운항이 취소됐다.

이처럼 운항 중 낙뢰를 맞는 일인 자주 일어난다. 그러나 항공기는 번개로 인한 충격을 외부로 흘려버릴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항공 전문가들에 따르면 항공기 날개 끝에는 낙뢰로 발생하는 강한 전기 에너지를 소멸시킬 수 있는 방전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항공기를 강타한 10억v 이상의 전류는 비행기 표면으로 흐른 뒤, 날개 끝에서 다시 공중으로 흩어진다. 이를 ‘패러데이 새장 효과’(Faraday cage efect)라고 부르는데, 이 시스템 덕에 벼락을 맞더라도 기내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최근 항공기 제작에 전기 전도성이 없는 복합 소재가 많이 사용되고 있지만 오히려 번개에 의한 피해를 없애기 위해 전기가 흐를 수 있는 전도성 섬유를 덧씌우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드물지만 낙뢰를 맞아 항공기가 파손되는 등 피해를 입는 예도 있다. 국내에선 2006년 제주발 서울행 아시아나 항공기가 낙뢰를 맞아 항공기 앞부분이 크게 파손, 비상착륙하기도 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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